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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서 알아본 평양소식-本紙특파원 현지취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하루평균 1백50명씩 벌써 1천명 이상 조문객들이 다녀갔시요.』 북한이 중국 延邊지역에선 유일하게 金日成의 빈소를 차려놓고 공식적으로 조문객을 받고 있는 延吉市 하남시장 부근의목란식당.
이 식당 책임자라고 밝힌 50대 초반의 남자는 지난 9일 오후 빈소를 차린뒤 16일 오전까지 20평 남짓한 2층짜리 목란식당엔 오전7시부터 밤12시까지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고기(개고기)료리」로 유명한 목란식당에 마련된 빈소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연길시 거주 조선족들.
그러나 연길시 조선족 수가 16여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조문객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이곳 책임자는『조문객들 중엔 남조선 기업가들도 끼어 있다』며「조국통일을 위해 한평생 애쓰다 돌아가신 김일성주석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1994년 7월14일 ×××」라고 남조선기업가가 썼다는 방명록을 내보였다.
2층에 마련된 빈소에는 金日成 영정을 가운데 두고 생화와 조화가 세겹으로 둘러 싸여 있으며 조문객들은 검은 완장차림의 남녀 직원 7~8명의 안내를 받아 중국식으로 선채 세번 절을 했다. 1층 출입구부터 2층 빈소로 오르는 계단마다 희고 노란 마분지로 만든 대형화환이 빼곡이 들어섰는데『밀려드는 화환을 다주체할 수 없어 미안하지만 창고에도 화환을 가득 갖다 두었다』고 이 책임자는 말했다.
○…15일 오후8시30분,덜컹거리는 택시 한대가 목란식당 앞에 멈추더니 택시운전사가 차에서 내리지도 않은채 1층 현관을 지키고 있던 식당 직원에게『식사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으며 연신 반응을 살핀다.
『영업 안한다』는 퉁명스런 대답에 머쓱해진 택시운전사가 목란식당 골목어귀를 빠져나가자 이 직원은『미친 놈들.조기가 내걸리고 문 오른쪽엔「18일까지 영업을 안합니다」라고 크게 써붙였는데도 하루에도 몇번씩 저렇다니까.아마 남조선 기관 원들일 것』이라며 화를 냈다.
○…延吉의 한 정통한 북한 소식통은『金주석이 지난 4,5,6일에 3일동안 金正日과 당고위책임자 모두를 묘향산에 불러 남북한 정상회담,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등 민감한 주제를 가지고 격론이 오가는 회의를 계속했으며 7일부터 심근경색증 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金주석의 직접적인 사망계기는 격론으로 밤을 지샌묘향산 회의』라고 주장했다.
○…金日成 장례식에 참석키위해 圖們橋를 통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돌아가는 延邊 체류 북한 주민들의 발길이 15일에도 이어졌다. 圖們해관(세관)에서「두만강전망대」를 관리하는 김금문씨(25.여)는『金주석 사망이 발표된 9일 이후 북조선 인사들은 봉고차를 타고 도문대교를 건너 하루 3~4차례 본국으로 돌아가고있다』며 그러나 객차나 전화는 여전히 두절상태라고 말했다.
또 2백여m의 도문대교 너머 보이는 북한의 선전마을엔 여전히조기가 내걸렸지만 金日成 대형초상화에는 검은 띠가 둘러있지 않았고 극심한 식량난과는 대조적으로 젊은 남녀의 옷차림이 지나치게 화사해 이채를 띠었다.
[延邊=劉相哲.崔相淵특 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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