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월드컵 2007 지난번 우승 다툰 호주·잉글랜드 8강서 격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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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17면

9월 30일(한국시간) 열린 뉴질랜드와 루마니아의 C조 리그. 뉴질랜드의 애런 모거(가운데)가 루마니아 크리스티안 페트레(오른쪽)의 태클을 뿌리치며 대시하고 있다. 뉴질랜드가 85-8로 승리. [툴루즈 로이터=연합뉴스]

럭비 월드컵은 영연방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회다. 1987년 뉴질랜드 대회를 시작으로 4년 주기로 열린다. 올해가 6회째다. 영연방 이외의 국가에서 럭비 월드컵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8일(한국시간) 4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해 1일 8강 팀을 가려냈다. 8강전부터는 녹다운제다. 준결승전은 14일 생드니에서, 결승전은 21일 파리에서 열린다.

호주, 4년 前 뼈아픈 패배 설욕할까

럭비는 영연방 국가의 팀들이 강하다. 유럽의 식스네이션스(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아일랜드·이탈리아·프랑스)와 남반구의 트라이네이션스(남아프리카공화국·호주·뉴질랜드)가 양대 강호다. 최근 아르헨티나가 급성장, 통산 두 번째로 8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1무3패에 그쳤다. 1무도 대단한 성적이다.

8강 매치업은 그다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우승후보들은 좌초하지 않고 8강까지
순항했다. 4강으로 가기 위해 호주와 잉글랜드, 뉴질랜드와 프랑스, 남아공과 피지, 아르헨티나와 스코틀랜드가 격돌한다. 호주-잉글랜드, 뉴질랜드-프랑스의 대결이 빅 카드. 이 네 팀 가운데 한 팀이 우승할 것이다.

지난 대회 챔피언은 잉글랜드지만 우승후보는 아닐지 모른다. 특유의 에너지감은 변함없으나 우승후보다운 플레이는 아니다. 경기 내용이 정교하지 못하다. 9월 16일 남아공과의 조별 리그에서 0-36으로 나가떨어졌다. 호주의 승리를 예상한다. 호주는 힘과 기동력을 모두 갖췄다. 포워드진의 파괴력, 공이 전진하는 지역의 반대편에서 이뤄지는 변화무쌍한 움직임으로 상대팀 수비를 매우 어렵게 한다.

남아공은 잉글랜드를 격침시키면서 1995년 이후 12년 만의 왕좌 탈환 가능성을 보여줬다. 풀백 퍼시 몽고메리가 눈부신 스피드와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고, 힘이 넘치는 왼쪽 날개 브라이언 아바나의 질주는 상대 수비를 뒤흔들었다. 피지는 날개를 맡은 선수들의 개인기가 좋지만 그것만으로 거인을 잡기는 어렵다.

호주와 잉글랜드의 경기가 최대의 격전이라면 뉴질랜드와 프랑스는 가장 재미있는 경기를 할 것이다. 원년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 뉴질랜드는 센터백 리언 맥도널드가 풀백으로 포지션을 바꾼 뒤 빈틈없는 팀이 됐다. 최근 풀백 포지션의 약점 때문에 고전하던 뉴질랜드 전력이 노련한 맥도널드 덕에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프랑스는 언제나 재치 넘치는 팀이고, 더구나 홈그라운드에서 싸운다.

스코틀랜드의 전통은 존중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에 걸겠다. 아르헨티나는 93년 월드컵에서도 8강에 진출했다. 올해 평가전에서 프랑스와 아일랜드를 물리칠 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오름세다. 스코틀랜드는 판에 박힌 경기를 한다. 노련한 리더 댄 팍스가 센터에서 날개 쪽으로 이동했으나 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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