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6관왕 이세돌 9관왕 행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이세돌 9단의 ‘9관왕’ 야심은 실현될 수 있을까. 현재 6관왕인 이세돌은 3개 기전에서 우승컵에 근접하고 있다. 그를 가로막고 있는 방어전선엔 한국랭킹 4위 조한승 9단, 국수 윤준상 6단, 2관왕 강동윤 7단, 랭킹 14위의 원성진 7단, ‘초단 돌풍’의 최기훈 초단 등 5명. 이들을 모조리 꺾으면 이세돌은 9관왕의 대업을 이루게 된다.

 ◆명인전=이세돌 9단은 2일 강원랜드배 명인전 결승 첫 판에서 조한승 9단을 흑 불계로 누르고 먼저 1승을 올렸다. 시종 밀리는 바둑이었으나 종반 조한승 9단의 판단착오로 행운의 역전승을 거뒀다. 2국은 16일로 예정돼 있는데 실력에다 행운까지 따르는 상황이어서 일단 이세돌 9단이 7관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수전=최기훈 초단이 조훈현 9단, 박정상 9단에 이어 이희성 7단을 격파하고 도전자결정전까지 치고올라온 것은 지난달 28일. 그리고 사흘 뒤인 1일, 이세돌 9단도 박영훈 9단의 대마를 잡으며 결승에 안착했다. 한상훈에 이어 또 다른 초단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최기훈과 이세돌은 5일 도전권을 놓고 3번 승부를 시작한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킨다. 승자는 국수 윤준상과 5번기를 벌인다.

 ◆천원전=전자랜드배에 이어 오스람코리아배를 차지해 2관왕이 된 18세 신예강호 강동윤 7단이 지난달 28일 10단전 우승자 안조영 9단을 꺾고(흑 3집반승) 결승에 선착했다. 반대편에선 이세돌 9단과 원성진 7단이 올라와 있다. 이들의 대결은 11일. 여기서 이세돌 9단이 승리해 결승에 진출하면 강동윤 7단과 5번기로 우승을 다투게 된다.

 이세돌 9단의 스케줄은 이처럼 꽉 차 있다. 삼성화재배 세계오픈에다 한국리그, 중국리그까지 숨쉴 틈이 없이 대국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 모든 난관과 방어막을 돌파한다면 이세돌은 대망의 9관왕을 이루게 된다. 세계대회 우승이 추가된다면 10관왕도 가능하다. 물론 그 사이 현재의 타이틀을 잃지 않아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