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영화 커피카피코피 히로인 진희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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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커피에 관련한 「관습학」이 있다.그 香같은 여유,그 色같은 그윽함,또 그걸 마셔야 되는 어떤 상황이 전달하는 분위기 등.
가령 「연이어 커피를 마시면서 좋은 카피(광고 문안)를 쓰기위해 코피가 나도록 열심히 일하는 여성 광고기획가」를 떠올려보면 어떨까.
촬영중인 영화 『커피 카피 코피』(감독 김유민)는 바로 이런아이디어에서 탄생한 「CIP(통합된 이미지)영화」다.
뛰어난 능력과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성공을 이뤄내고야 마는 스물일곱살의 처녀를 감각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색다른 영화에서 주인공 강수지역을 맡은 배우가 진희경(27)인데,문제(?)는 이번이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옷.
화장품.음료수 광고에 나오면서 쌓아온 이미지와 영화의 캐릭터가너무나 닮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진희경이 발산하는 공기는 바로 커피맛 같다」는 그간의 말이 이 영화에서 확인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숱한드라마와 영화들에서 이미 수없이 보았던 소위「커리어 우먼」의 상투적인 像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감각과 아이디어의 싸움,자료수집을 위해 쉼없이 움직여야 하며결과가 대중에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여성 광고기획가의 모습은 남성에 못지않은 여성의 독립된 지위를 그리기 위해 자주 영화.드라마.소설 등에 채택돼 왔던게 사실이다.
예정된 「여성의 승리」가 훤히 내다보이지만 보는 이는 그걸 알면서도 따라가는 것이 이런 장르의 영화들이 갖는 매력이다.
그래서 거기엔 결말을 보려는 눈보다 거기에 도달하는 연출자의안목과 연기자의 소화력을 재어보려는 눈초리들이 많은 편이다.
『제게서 도회지적 감수성이 배어나온다고들 해요.CF에서도 주로 이런 분위기를 내도록 연기했지요.지금 찍는 영화도 저의 장점을 살릴 수 있어 기뻐요.광고와 달리 롱테이크 촬영(장시간 촬영)이 많아 자세잡기가 좀 힘든 것만 빼고요.』 진희경은 순탄한 삶을 마다하고 경쟁이 치열한 광고계에 뛰어든 강수지가 대학(첼로 전공)을 그만두고 패션 모델이 되기 위해 무작정 상경(?)한 자기와 닮은 것같아 의욕이 생긴다고 말한다.
서울에 온 그녀는 늘씬한 키(1백74㎝)와 미모,타고난 서글서글한 성격을 무기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패션 모델계의 유망주로 부상했다.90년부터 93년까지 연속 10대 모델에 뽑히기도.이제 영화계를 눈독들이는 그녀의 야망이 어떤 결 과를 빚을지관심거리다.
글:李揆和기자 사진:安聖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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