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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전염병 … ' 축산 慶州 '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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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주지역의 가축 질병 발생이 한달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연말 조류독감을 시작으로 가금티푸스, 돼지 설사병에 이어 지난 주말 그동안 잠잠했던 한우에서도 소 결핵, 소 브루셀라병이 잇따라 발생하자 '축산 경주'의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다.

경주지역은 4만3천여마리의 한우와 1만5천여마리의 젖소를 사육해 경북지역 1위는 물론 전국 자치단체 중 최대의 사육 규모를 자랑해 왔다.

사육 농가만도 한우가 5천9백80여농가에 젖소가 3백12농가, 닭 2백65농가, 돼지가 1백52농가에 이른다.

경북도는 1일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 송모(49)씨가 사육중인 한우 어미소 33마리 가운데 소 브루셀라병 양성 판정을 받은 13마리에 대해 살(殺)처분 명령을 내렸다. 방역 당국은 휴일도 반납한 채 연일 비상 근무체제다.

또 지난 30일엔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이모(64)씨가 사육하는 한우 70마리 가운데 한마리가 소 결핵에 걸린 것으로 판정됐다.

소 브루셀라와 소 결핵은 둘다 외관상으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유산을 의심한 사육농가의 검진 의뢰로 발견됐다.

경북 가축위생시험소 동부지소 김정화 가축위생연구사는 "소 브루셀라와 소 결핵은 그동안 이따금 발견된 세균성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로 옮겨 치료 길이 막혀 있는 조류독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얘기다.

축산농가가 질병에 예민해지다 보니 이런 질병이 추가로 발견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엔 조류독감이 발생해 20여만마리의 닭과 오리 등을 살처분했다. 또 비슷한 시기 경주시 외동읍 육계농장에선 2종 법정 전염병인 가금티푸스로 닭 8천여마리가 또다시 집단 폐사됐다.

축산농가들은 최근 들어 사료값 인상 등으로 어려운 중에 가축 질병까지 잇따라 공황(恐慌)상태에 빠졌다.

한우사육농 김모(56.경주시 동천동)씨는 "이번 사태로 축산기반이 붕괴될까 걱정스럽다"며 "축산을 업으로 해온 농민들이 갑작스레 소.닭 사육을 그만둘 수도 없지 않느냐"며 답답해 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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