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내달 2일 일본방문-北.日 정상회담 중재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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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南北정상회담과 美國의 對北태도 변화에 물꼬를 튼 지미 카터 前美대통령이 지난번 平壤에서 金日成 北韓주석과의 회담 이후에도후속조치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어 行步가 돋보이고 있다.
그는 平壤방문후 워싱턴에서 백악관 고위인사들에게 金주석과의 면담내용을 전달한데 이어 언론과의 잇따른 회견을 통해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등 미국정부에도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실질적인 남북한 정상간의 역사적 회담이 성사되는데적극적인 후속 마무리 역할도 하고 있어 다각적인 활약을 보이고있다. 카터는 조지아州로 돌아간후 계속해서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 창구를 열어놓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에도 남북한간 대화창구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반도와 관련한 그의 역할은 메신저라기보다는 조정자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같다.
백악관 정책결정자들이 카터의 平壤방문 결과에 대해 미심쩍어하고,심지어 金주석의 메시지가 종전의 북한주장과 다를 바 없다는견해를 보여왔으나 그의 성실하고 확신에 찬 주장에 결국 승복하고 말았다.
마침내 빌 클린턴정부는 유엔안보리의 對北韓 제재결의안을 중단키로 하는등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으며 그 결과 3단계 고위급회담이 성사되게 된 것이다.카터의 다음 역할은 다음달 2일 日本방문에서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訪日때 북한 輕水爐 原電건설 지원을 위한 일본의 기여를촉구하고 아울러 일본의 對北韓 관계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워싱턴의 북한관계 분석가들은 그가 金주석으로부터 北-日 정상회담 성사까지 부탁받았을 가 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조지아州 애틀랜타에 있는 카터센터를 다녀온 사람들에 따르면 그는 클린턴대통령과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에게『아직 다 하지 않은 말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하고 있으며,한 美국무부 고위관리도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韓國 언론계 인사에게 유사한 말을 한 바 있다.
카터의 바로 그『다 하지 못한 말』혹은『다하지 않고 있는 말』이 경수로 지원문제와 北-日 정상회담 아니냐는 추측이 강하게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北-日 정상회담건은 기본적으로 양측 정상간의 문제인 만큼 카터로서는 성사전에 美정부에 얘기할 성질의 것이 아닐수도 있다는 견해를 보이면서 이번 訪日때 일본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있을 경우 비로소 클린턴대통령에게 전 후사정을 털어놓게 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더구나 크리스토퍼장관이『北-美 수교등 제반 조건이 충족되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北-美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비추고 있어 북한핵개발 동결외에 金주석이 제안했으나 공개되지 않은 비밀제안들이 있을 가능성을 비추고 있다.
이같은 南北,北-美,北-日등 일련의 정상회담은 카터대통령 재직때 베긴-사다트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으로 이스라엘-이집트간의역사적 만남을 이룬 전례에 비춰 그가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게 워싱턴 북한관계 분석가들의 설명이다 .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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