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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콤.현대극장 대형 상업劇 시대 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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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뮤지컬등 상업극을 중심으로 국내 연극계에 대형화.국제화 바람이 불고 있다.이는 지난 2월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 수입 뮤지컬 『캐츠』가 20일간 공연에 14억원의 수익을올림으로써 국내에서도 대형상업극의 흥행성이 확인 된데다 더이상국내시장을 무방비상태로 외국극단에 내줄 수 없다는 연극계의 자구노력이 활발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뮤지컬 전문단체 에이콤(대표 윤호진)은 국내 연극사상 최고인2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창작뮤지컬 『명성황후』를 내년 8월 공연할 예정이며,극단 현대극장측은 창단 20주년을 맞는 오는 96년까지 약 24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창작뮤 지컬등 8편의대형 시리즈물을 공연한다.
이들 대형 상업극은 소극장연극의 수십배에 달하는 제작비와 1년전부터 배우들을 뽑아 훈련시키는 등 공연 3~4년전부터 치밀하고 장기적으로 준비.계획한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우리연극의 주먹구구식 제작관행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민비시해 사건을 극화한 이문열원작 『명성황후』는 에이콤이 지난 91년 창단때부터 준비해온 작품.민비시해 1백주년이 되는 내년 8월을 공연시기로 잡고 있다.에이콤 대표 윤호진씨는 이 작품이 『우리뮤지컬의 세계시장진출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외국의 저명 디자이너등 최고의 전문스태프를 동원,한국적 특성과 국제적 감각이 조화된 세계 최고수준의 뮤지컬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토니상 2회,에미상 1회 수상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브로드웨이의 간판 의상디자이너 윌라 킴(61.한국명 金月羅)이의상 디자인을 맡아 지난 18일 내한했고 김희갑씨가 작곡을,무용계의 태두 국수호씨가 안무를 책임진다.명성황후에는 만능배우 윤석화가 캐스팅됐고 코러스를 맡을 배우 20여명은 이미 지난달부터 연습에 들어갔다.
국내 대형상업극의 선두주자를 자처하는 현대극장측의 「창단 20주년 대작시리즈」는 오는 8월25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제작비 3억여원이 든 『요셉 그리고 어메이징 테크니칼라 드림코트』로 첫 막을 연다.『지저스 크라이스트 슈 퍼스타』『레미제라블』『에비타』등 현대극장이 이미 국내최초로 공연했던 작품들을 내년까지 차례로 선보인뒤 창단 20년이 되는 96년에는 대형창작뮤지컬 『서울의 21세기』를 공연할 계획.
연극원장 金雨玉씨는 『대형상업극의 활성화는 기성 극단을 자극,우리연극의 차별화.다양화.전문화에 도움을 줄것』이라며 환영의사를 밝힌뒤 그러나 『외국작품수입을 놓고 국내극단끼리 출혈경쟁을 벌이거나 흥행만을 노린 저질극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金원장은 또 미국의 경우 브로드웨이의 상업화에 반발,순수연극을 주장하는 오프 브로드웨이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가 생겨났다며상업극의 활성화는 일부 연극인들의 우려와는 달리 궁극적으로 순수연극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李正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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