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근해서 미­러 합동훈련/“미묘한 때 실시” 자극 우려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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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병력·장비 등 늘어 군사훈련 색채
북한핵문제가 국제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처음으로 북한 근해에서 합동군사연습을 실시했다.미해군 제7함대와 러시아태평양함대는 21일 북한―러시아 국경부근의 러시아측 앞바다에서 해일등 자연재해 발생시 일반 주민을 구조하는 내용의 합동연습에 들어갔다.
참가병력및 장비는 러시아태평양함대측이 1백80명의 해병대원·장갑차 18대·헬리콥터·대잠수함함선을,미7함대측이 2백50명의 해병대원외에 상륙함·16기의 헬리콥터등을 동원했다.
그러나 이번 합동연습은 장비도 늘어난데다 상륙훈련이 포함되는등 본격적인 군사훈련의 색채가 짙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특히 북한과 가까운 거리에서 합동연습이 진행중인 만큼 북한을 자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실제 이번 훈련에 대한 러시아 공산당등 일부 친북한세력의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 연해주지방의 공산당은 『미군의 대북군사제재 예행연습』『미군의 의도는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라면서 반발,대규모 동맹파업을 일으켰다.
러시아 태평양사령부내에서도 『지금 훈련을 실시하면 북한을 자극,도발행동을 취할지도 모른다』면서 훈련중지를 개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때문에 미―러 양사령부 대변인은 미7함대가 블라디보스토크에 입항한 18일『이번 훈련은 한반도 긴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이례적인 성명을 냈다.미―러군사합동훈련은 유럽지역을 포함,이번이 세번째다.<동경=오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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