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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주부통신>21.지역도서관-주민생활 파고든 사랑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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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유아원에 다니는 올해 네살짜리 크리스틴은 매주 화요일 아침이면 신이 나 어쩔줄 모른다.오전10시「이야기 시간(Story Hours)」을 시작하는 미국 뉴욕州 펄리버 도서관으로 가는 것이 너무 즐겁기 때문이다.도서관에서 진행하는「이 야기 시간」은 두살짜리 유아부터 국민학생에 이르기까지 연령별로 나뉘어 손동작 놀이.음악.영화등을 곁들여 진행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저녁식사를 마친뒤 잠옷차림으로 각자 좋아하는 동물인형이며담요.베개등을 가져와 정말 느긋한 기 분으로 즐기는「베드타임 스토리(Bedtime Story)」프로그램도 인기다.
도서관마다 어린이 담당 사서가 따로 있어 여름방학과 핼로윈.
부활절 같은 명절때 각각 다양한 공예나 공작 프로그램을 마련한다.어린이 도서실에는 어린이들이 편안히 책을 읽거나 그림그리기.종이벽돌쌓기.인형극 놀이등을 즐기며 마음껏 놀수 있는 책걸상과 각종 장난감들이 두루 갖춰져 있으므로 도서관 나들이는 어린이들에게도 특별히 신나는 일로 꼽힌다.
자녀들이「TV중독」에서 벗어나 일찍부터 책과 가까워지도록 하려는 부모들의 배려로 도서관은 가족 나들이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에따라 책이나 비디오.카세트테이프.잡지등을 무료로 무한정 대출해줄 뿐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열리는 음악회며 교양강좌를비롯한 모든 행사 안내문들이 도서관 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있게마련이다.
더구나 도서관에는 세금신고 용지라든가 여러 교육기관의 안내책자까지 비치돼 있어 이사했을 때 일단 그 지역 도서관을 먼저 찾아갈 만큼 도서관이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이 정기적으로 여는 헌책 판매행사는 인기만점.
누구든 3달러(약2천4백원)만 내면 쌀 두말이 들어갈만한 쇼핑백에 원하는 책들을 무엇이든 골라 가져갈수 있다.뉴욕州 테판市의 킴씨 가족은『3달러면 어린이 백과사전 한질은 족히 구입할수있어 국민학교에 다니는 두 딸과 함께 도서관 중고서적 세일을 자주 애용한다』고 말한다.
또한 매년 한차례 지역주민들이 기증한 중고가구나 헌옷,쓰던 장난감등을 한데 모아 파는 차고세일(garage sale)을 비롯,그림.조각이불.색유리장식을 비롯한 수공예품 전시회등 도서관이 일반 지역주민들의 생활속으로 파고들기 위한 프로그램은 수없이 많다.
고등학교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 참여 또한 도서관 운영에서 빼놓을 수 없다.고등학교 자원 봉사자들은 오후6시 이후 저녁시간과 주말의 도서대출업무를 돕고 일반성인이나 노인 자원봉사자들은낮시간을 이용해 서고정리.책표지싸기등의 일을 돕 는다.노약자나장애자들이 원하는 책이나 카세트테이프를 집으로 가져다 주는 배달서비스와 책을 읽어주는 낭독서비스등도 자원봉사자들의 일.도서관은 특별한 공휴일을 제외하곤 1년내내 열고 있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9시부터 오후9시까 지,금요일과 주말에는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다.
지역사회 도서관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공립도서관 수는 주립.
학교도서관을 제외하고 8천6백여개.그중 78%가 주민 2천5백명이하 지역에 있는 도서관이므로 교외지역이나 시골 농촌에 이르기까지 도서관 없는 동네가 없다고 한다.
『도서관은 모름지기 책만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지역사회주민들을 위한 정보센터이자 다양한 활동공간으로서 다목적 지역사회센터역할을 해야한다』고 펄리버 도서관의 캐럴린 존슨관장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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