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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개방노선 향방에 영향/등소평·진운 누가 더 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등 90새·진 89세 「막판 초읽기」 관심
중국혁명 1세대의 두 거두인 덩샤오핑(등소평)과 첸윈(진운)이 끊질긴「생명의 마라톤」을 벌이고 있다.
올해 90세를 맞는 최고지도자 등과 89세로 전중앙고문위주임인 진의 오래살기 경쟁은 곧바로 중국 개혁개방 노선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항.
계획경제의 범위안에서 점진적으로 시장을 활성화시켜 나가야된다는 이른바 새장경제론(조농경제논)의 진이 더 오래살 경우 흑묘백묘논의 기치아래 시장경제 요소를 대폭 수용했던 등의 현 체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큰 때문이다.
고령만큼이나 건강악화·사망설이 끊이지 않았던 이들중 그래도 더 많은 루머의 초점이 됐던 인물은 등.
등은 지난2월 춘절(구정)전야 TV에 딱 한차례 모습을 드러낸 것을 마지막으로 5월초에 이어 지난 10일 또다시 사망설이 파다하게 퍼지며 홍콩과 동경증시의 주가를 폭락시켰었다.
그러고선 1주일만인 17일 홍콩의 유력지인 성도일보가 그동안건강이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졌던 진의 위독설을 1면 톱기사로 보도,이들 두 원로의 생존레이스가 이제 초읽기의 막판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마저 낳고 있다.
진은 이달초 의료진의 전력투구에 힘입어 가까스로 생명을 지켰으나 아직 위험한 단계로 지난달 장쩌민(강택민)주석과 리펑(이붕)총리등이 잇따라 진의 주거지인 상해를 찾은것 또한 진의 병세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진은 지난 89년 한차례,90년 두차례등 모두 세차례 위독설이 나돌았을뿐 중국식품협회고문이자 영양학자인 아내 위뤄무(우야목)가 요리때 식물성기름 투입량의 다과로 체중을 조절해줄만큼 철저한 식단관리를 한 덕분에 역시 지난 구정모습을 나타냈을때도 등보다는 건강이 좋았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사후 정국의 주도권이 진에게 넘어갈 것을 우려한 등이 최근 완리(만리)등 6명의 고명대신들로 구성된 중앙고문위원회의 조직을 중앙정치국에 제의하고,등의 후계인 강택민을 밀어줄 친강파인 첸치천(전기침)과 리란칭(이남청)을 정치국상무위원으로 추가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한편 심심찮게 사망설이 나도는 등은 아직 1주일에 한두번씩 카드놀이를 즐기고 오랜시간 대화도 나눌 정도로 건강하다는 것이등의 30년 카드친구인 왕다밍(왕대명)북경시정협주석이 지난 13일 언론에 밝힌 내용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다시 등의 건강이 식물인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루머가 고개를 들고 있다.
두 거목 모두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노화된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로 향후 개혁개방 노선의 지속 또는 수정여부와 관련,누가 더 건강지키기에 성공해 장수하느냐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홍콩=유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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