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극장선 못보는 좋은 영화감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일반 상업극장 외에도 영화구경을 할 수 있는 좋은 곳이 여럿있다.보통 극장은 현재 진행중인 영화를 상영하는,이를테면 영화감상공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흥행을 떠나 수준높은 영화를 보고 싶을 때,혹 특정장르나 시대.국가의 영화를 감상하고 싶을 때 찾는 공간을 보통 「시네마테크」라고 한다.
그러나 순수한 의미의 시네마테크는 아직 우리나라엔 없다.1930년대 파리에 개설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라는 이름에서 유래한 시네마테크운동은 일반적으로 흥행위주의 극장상영에 대한 하나의 代案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현재 국내에 이와 비슷한 대안공간의 역할을 하는 곳을 들면 「영상자료원((521)2101)」,「씨앙시에((514)4181)」,「문화학교 서울((533)2856)」,「독립영화협회((278)0336)」,「영화사랑((741)7431)」 ,「현실((516)0054)」,「시네마 창((463)4173)」「영화연구소((539)8538)」등 약 10여곳과 대학내의 학생들이 운영하는 서클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영상자료원은 정부가 주관하는 자료원의 성격이고 다만 일반 극장가에서 볼 수 없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공간의 범주에 끼는 것이다.
시네마테크운동의 필요성은 첫째 다양하고 수준높은 영화를 원하는 관객의 수요에 맞춘다는 점에서 꼽을 수 있다.다음은 이곳에서 상영하는 영화가 기성영화계에 영향을 줘 영화계 전체를 활성화시킨다는 점이다.셋째는 이곳에서의 활동으로 영화 계에 새로운인재를 공급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시네마테크운동이 하나쯤 정착돼야 하는 이유는 현재10여곳에서 벌이고 있는 시네클럽운동의 호응도를 보면 금방 알수 있다.
6월에 「임권택감독주간」 (1~30일)과 「이탈리아영화주간」(11~18일)을 열고 있는 영상자료원에 따르면 매년 각종 영화주간 행사의 관객참여율이 20%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에 영상자료원과 공동으로 이탈리아영화주 간을 주최하는 이탈리아문화원에 따르면 92년 행사때에 비해 93년 행사에참여한 관객이 50%이상 늘었다고 한다.이번 행사에 문화원측은전회 완전매진에 가까운 호응을 얻을 것으로 내다본다.
문화학교 서울 간사 禹明希씨는 『영상문화의 확대에 따라 영화에 취미를 붙이고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개설 2년된 문화학교 서울의 성장세를 설명한다.몇몇 사람의 영화공부 차원에서 시작한 이 시네클럽은 지금 정회원이 1백1 0여명으로 늘었으며 시즌마다 「정기영화제」「회원영화제」「시네마테크」「강좌」를 마련하는 모습으로 커졌다.
이외에도 시네클럽 씨앙시에의 꾸준한 활동은 시네마테크운동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李揆和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