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화두 NO.1 '대선'→'신정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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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고 있는 홍모씨(30)는 당황했다. 올 연휴 동안 친지들과 대선 관련 대화를 많이 나눌 것으로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신정아 사건이 주요 이슈로 떠올라 버린 것.

대개 추석 연휴가 되면 옹기종기 모여든 친지들 사이에서 단연 '정치' 이슈가 최고의 화제거리로 꼽혀왔다. 더구나 대선이 80여일 남은 시점에서는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2007년 추석 연휴는 조금 남다르다. 대선, 즉 정치라는 '스테디셀러'가 신정아라는 '다크호스'에 흥행성적이 밀리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연휴기간 동안 친지들끼리 모여 연휴 이후로 미뤄진 신씨의 사법처리 결과를 예상해 보는 모습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일부 여성들은 '신정아 누드' 파문을 거론하며 "죄에 비해 30대 여성에게 너무 가혹한 처벌이 내려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동정론을 펼치기도 했다.

한켠에선 그동안 바쁜 일과 때문에 어깨너머로만 사건을 접했던 이들이 뒤늦게 '복습'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때로는 신씨 관련 대화가 청와대를 거쳐 정치권으로 넘어가 대선 화두와 '크로스오버' 되는 경우도 생겼다.

이같이 신정아 의혹이 최고의 추석 화두로 떠오른 것은 청와대 '넘버3' 였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깊숙이 관여될 정도로 돈· 권력·로맨스라는 '3박자'가 갖춰진 최고의 얘깃거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이번 대선의 흐름이 긴박한 '흥행성'을 갖추지 못해 순위에서 밀려났다는 해석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웃도는 압도적인 상황에서 여타 후보들과 지지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이 '흥행 감소'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

서울이 고향인 김모씨(37)는 "보통 '맞대결'하는 상대가 있어야 정치가 재밌어 지는데 한쪽이 너무 압도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다만 최근 이 후보의 도덕성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오갔다"고 말했다.

한편 신씨 관련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서부지검은 연휴 기간에도 '정중동'의 자세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연휴 직후 신씨에 대한 구속 영장이 재청구될 방침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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