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밥상서 ‘결국 이명박’이란 얘기 나올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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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 06면

정두언 의원

정두언(50) 의원은 “대통령 후보가 이렇게 높은 지지율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명박 대세론’은 추석 연휴가 지나도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핵심 참모 4인이 보는 한가위 대선 지형도

-지난해 추석은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을 형성한 시기였다. 올해는 어떨까.
“이 후보의 지지도는 범여권 후보들보다 5배 정도 높다. 사람들은 추석 밥상에서 ‘결국 이명박이 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할 거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번 국정감사를 ‘이명박 국감’으로 규정했다.
“범여권에서 ‘이명박 국감’ 준비하고 있는 걸 보니까 과거 경선 때 나왔던 것을 벗어나지 않더라. 국민들 짜증만 더 심해질 것으로 본다. 돌이켜 보니 박근혜 전 대표 캠프에서 네거티브를 많이 하긴 했지만 좋은 점도 있더라. 범여권에서 이야기할 때는 앙코르송이 될 뿐이다. 오히려 이번 국감은 노무현 정권 부산파의 비리 행각이 드러나는 국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쪽에서 이 후보 자녀들의 미국 대학 기부 입학 의혹이 제기됐는데.
“그것도 경선 때 나왔던 이야기다. 사실이 아니다.”

-세간에선 투자자문회사 BBK사건과 관련해 미국에 있는 김경준씨나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이 대선을 앞두고 귀국할 것이란 얘기가 있는데.
“김씨는 귀국하기 힘들 거다. 귀국하면 바로 구속되고 중형을 받게 되는데 제발로 들어오겠나. 우리야 피해자니까 귀국하기를 바라지. 에리카 김은 여러 차례 이 후보 측에 재판중인 동생의 선처를 구해온 것으로 안다. 선처를 바라는데 나쁘게 하겠나. 에리카 김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부추기는데, 그럴 거면 벌써 들어왔을 거다.”

-신당의 대통령 후보로는 누가 유력하다고 보나.
“손학규 후보가 중도 포기하면 이해찬 후보가 유력할 거라고 본다.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공통적으로 밀 수 있는 후보가 이 후보라는 것 아닌가. 손 후보가 포기하지 않으면 잘 모르겠더라. 이 후보가 될지, 정동영 후보가 될지.”

-이 후보와 맞설 상대로서 어떻게 보나.
“누가 되든 별로 상대가 안 된다. 그래도 비교적 더 쉬운 상대는 정 후보다. 정 후보는 지역적인 한계가 있는 거고, 이 후보와 겹치는 데가 없다. 노 대통령이 정 후보를 대통령 만들기 위해 올인할 것 같지도 않고.

-이해찬 후보는 어떤 점이 버거운가.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다. 현직 권력은 힘이 있지 않나. 지난 경선처럼 검찰을 활용한다든가. DJ는 지역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대세엔 지장 없다.”

-‘이명박 대세론’이 끄떡없다고 보는 근거는.
“가장 큰 것은 이 후보에 대한 기대다. 경제를 살려낼 거라는 기대가 제일 크고, 무능한 현 정권에 대한 반발, 실망이 크다. 지금 (신당)후보들은 다 현 정권에서 일했던 사람이고 현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건데 국민들이 그걸 싫어하지 않느냐.”
-외연 확대는.

“이 후보는 수도권, 호남, 20대와 30대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과거 박찬종, 이인제, 정몽준을 지지했던 제3세력, 중도성향 표들도 이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그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박 전 대표 측과의 화합이 매끄럽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박 전 대표가 경선 당일 패배를 인정하고 결과에 승복한다고 이야기했고 그 뒤 후보와 만나서 대선 승리를 위해 협력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 됐지 뭘 더 바라는 건가. 그걸 자꾸 의심하는 것은 박 전 대표를 더 욕되게 하는 일이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 후보가 낙마를 하든, 대통령에 당선되든, 떨어지든 세 가지 경우 모두 적극 협력하는 게 좋다고 주변에서 박 전 대표에게 조언을 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 측 사람들과는 선대위 발족을 계기로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경선 때 대구에서 68대31로 지는 등 당의 텃밭인 영남권 보수층에서 저조했다. 그들이 결국 이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으로 보나.
“그 분들이 이해찬을 찍겠나, 정동영을 찍겠나. 그건 우문(愚問)이다.”

-노 대통령이 이 후보를 비판하는데.
“대통령이 이 후보를 결과적으로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왜 이렇게 도와주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본인도 깨달을 때가 됐는데. 대통령이 너무 인기가 없고 반감도 크기 때문에 오히려 ‘이명박이 얼마나 두려우면 저럴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명박 대세론을 더 보강해주는 거다. 경선 때도 노 대통령이 공격하면 지지율이 좀 오르더라.”

“정동영이 쉽다는 건 한나라당의 역선택”

“추석 민심이 손학규 후보에게 냉소적으로 바뀔 수 있지 않겠나.” 정동영 후보 측 민병두(49) 전략기획위원장은 칩거-복귀-경선대책본부 해체로 이어진 손 후보의 행보에 대해 “본인에게는 물론 신당 경선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이 다음 경선지(29일)인 광주·전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까.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상대 후보 측에서 선거인단 동원 의혹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관중(언론)에게 말하지 말고 증거가 있다면 심판(중앙선관위)에게 얘기하라. 무슨 식사 제공 얘기도 있는데 요즘은 선거법·정치개혁 때문에 각자 회비를 내고 밥을 먹는다. 상대 측도 뒤풀이로 맥주·닭튀김 먹을 때 똑같이 했을 것으로 믿고 싶다.”

-‘정동영-김한길 당권 밀약설’도 제기됐는데.
“이번 대선에서 신당은 이기면 신승(辛勝)이고, 지면 대패할 수 있다. 이 경우 패한 후보는 2선 후퇴, 정계 은퇴 압박에 시달릴 텐데 과연 그게 가능하겠나. 정치가 얼마나 ‘비열한 거리’인데…. 이기더라도 국정 안정과 화합을 위해 당·정 물갈이가 있을 텐데 밀약이 어떻게 담보되겠나.”

-초반 1위라고는 하지만 향후 참여정부로부터 자유로운 손학규 후보와 친노 이해찬 후보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도 있지 않나.
“손 후보는 최근 일로 열성적 지지자들이 공황상태에 빠졌을 것으로 본다. 또 이 후보는 친노라는 집단 스크럼 정치를 하면서 자신이 누구냐에 대한 차별화에 실패했다. 협공할 힘이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정 후보가 가장 쉬운 상대라는 말이 나온다.
“역선택이다. 손·이 후보는 전통적 지지세를 결집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추석 식탁에 올라갈 정치 이슈를 세 가지만 꼽는다면.
“각종 의혹이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이대로 갈 수 있느냐, 박근혜 전 대표가 이 후보 지원에 나설 것인가, 그리고 신당에서는 정동영이 되는 것 같은데 되는 쪽으로 몰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세 가지라고 본다.”

-신당 경선 최종 결과는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정동영·이해찬·손학규 후보 순으로 가지 않겠나.”

“광주·전남 민심이 손학규 살려줄 것”

손학규 후보 측 김부겸(49) 의원은 21일부터 선대본부 부본부장에서 ‘자원봉사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이날 경선전에 복귀한 손 후보가 “경선대책본부를 해체하고 자원봉사단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손 후보의 결정에 동의하나.
“최선의 방법인지 아닌지는 전인미답의 길이라…. 그래도 후보의 선택에 흔쾌히 따르겠다.”

-이런 방식으로 경선에 이길 수 있겠나.
“상대 후보의 조직이 강하다는 얘기는 뭔가. 그만큼 돈을 동원할 힘도 강하다는 것이다. 상대와 같은 문법으로는 이길 수 없다.”

-상대 후보 측의 향응 제공 의혹, 당권밀약설 등을 제기했는데.
“향응·접대에 대해서는 육하원칙에 맞게 몇 건의 제보를 받아뒀다. (당권)밀약설 부분도 김한길씨 그룹이 정동영 후보 쪽에 합류할 때 이미 나온 얘기 아닌가.”

-손학규-이해찬 연대설의 진상은.
“내가 이 후보 측의 이광재 의원과 만났다는데 지나가다 식당 앞에서 만난 것도 만난 것인가.”

-한 번 대세론이 꺾인 손 후보가 어떻게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
“다음 결전장이 광주·전남이란 특수성을 생각해야 한다. 이 지역 분들이 대선 구도에서 손학규가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면 손 후보를 살려줄 것이다. 경제 문제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사람은 손 후보밖에 없다.”

-광주·전남에서도 손 후보에게 좋지않은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되나.
“신당 경선이 더 이상 정치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 어렵지 않겠나.”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후보가 결국 신당에서 ‘팽(烹)’ 당하는 것 아닌가.
“그런 걸 두려워해서야 어떻게 지도자가 되겠나. 다만 그러려면 (경선 과정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추석 때 화제가 될 정치 이슈를 3개만 꼽는다면.
“누가 경제를 살릴 지도자냐는 것과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밥상에 오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누가 범여권 후보가 될지, 단일화는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일 것이다.”

-신당 경선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우리가 1등 하면 되는 문제인데…. (다른 두 후보 중에선) 당내 기반, 조직력이 탄탄한 정 후보가 좀 더 유리해 보인다.”

“이해찬·손학규 연대설 지역감정 노린 鄭측 엄살”

이해찬 후보 측 윤호중(44) 전략기획본부장은 “손학규 후보가 최근 일부 경선 일정을 보이콧한 것은 지도자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이해찬 연대설에 대해선 “정동영 후보 측에서 그런 상황이 올 것을 우려해 선수를 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에서 호남 후보 배제를 위한 이-손 연대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엄살이다. (호남의) 지역감정을 부추기기 위한 것으로 지탄받을 일이다.”

-이른바 친노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시차가 좀 있는 법이다. 신당 선거인단에 영향을 준 뒤 신당 지지자 전반으로 퍼질 것이다. 이후 일반 국민까지 확산될 것이다.”

-인기 없는 전임 대통령의 계승자로 비친 후보가 성공한 예가 거의 없는데.
“전임자를 짓밟고 자신을 부각시켰던 것은 군사독재에 뿌리를 둔 정당의 전통이다.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그랬다. 그러나 민주정부의 맥을 이어온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그러지 않았다.”

-정동영·이해찬 두 후보 사이에 누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적자이냐는 논쟁이 있는 것 같다.
“이 후보는 기획·정책 분야에서 두 대통령의 ‘머리’ 역할을 했던 분이고, 정 후보는 (대변인 등) ‘입’ 역할을 했던 분이다. 머리가 장자(長子)가 맞지 않겠나.”

-이 후보는 국민적 비호감을 극복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는데.
“지난 대선이 가치의 싸움이었다면 이번엔 능력의 대결로 바뀌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도 그나마 청계천이라도 있기 때문에 현재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쪽에서 가장 능력 있는 후보가 본선에 나가는 것이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

-추석 연휴에 화제가 될 3대 정치 이슈는 뭘까.
“누가 신당 경선의 승자가 될 것인가, 신당의 휴대전화 투표가 잘 될 것인가가 화제에 오를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일 것 같다.”

-신당 경선 결과 전망은.
“손 후보가 더 내려가지 않겠나. 이해찬·정동영·손학규… 그런 순으로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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