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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보다 일본공항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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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산·울산·경남지역 주민들은 미주·유럽으로 갈 때 인천공항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불편하고 시간·경비가 더 들기 때문이다.대신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이나 도쿄 나리타공항을 이용한다.비행기도 일본항공·타이항공·미국 노스웨스트 항공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 일본 경유 인기=15박16일 짜리 '유럽 4개국 배낭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대개 일본항공 비행기로 김해공항에서 낮 12시 출발,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간다.

간사이공항에 도착한 뒤 오사카 시내를 구경하고 다음날 일본항공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간다. 귀국 때는 로마→나리타공항→김해공항을 이용한다. 다른 항공사에 비해 편리하고 값싸기 때문이다.

경유지인 간사이.나리타공항 부근 특급호텔에서 하룻밤씩 묵는다. 일본항공이 한국인 승객을 유치하기 위해 계열사 호텔에 무료로 재워주고 아침까지 제공한다. 오사카.나리타 관광이 덤으로 추가되는 셈이다. 노스웨스트항공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재항공여행사 손봉기 사장은 "1월 성수기 기준으로 대한항공을 이용해 인천→런던, 로마→인천을 다녀올 경우 왕복 항공요금이 1백50만원선이지만 일본항공으로 김해→오사카→런던, 로마→나리타→김해 코스를 밟으면 95만원이면 된다"며 "2001년 3월 인천공항 개항 이후 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이 간사이.나리타 공항을 이용하기 시작해 갈수록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방콕→유럽.미주.오세아니아로 떠나는 코스에도 승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손 사장은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을 거쳐 인천공항까지 가는데 한나절이 걸리고 여행 스케줄 짜기가 힘들다"며 "부산~간사이.나리타를 오가는 일본항공의 손님 중 절반 이상이 한국 사람"이라고 전했다.

◆ 신 공항 시급=김해국제공항은 공군과 함께 사용하는 공항이어서 각종 제약을 받는다. 유럽.미주를 오가는 대형 점보 747 비행기를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김해~LA, 김해~파리 등의 직항로를 개설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활주로 강도가 약해 초대형 비행기가 착륙에 문제가 있다"며 "군의 각종 통제도 받고 있어 민간공항으로서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간사이공항 처럼 순수 민간 공항이 건설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산시는 2010년 부산신항 개항에 맞춰 신공항을 개항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김해공항은 곧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공항이 필수적"이라며 "신공항 건설 용역결과가 나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건설작업이 이뤄지도록 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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