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지, 학회 창립 32개월 만에 SCIE에 등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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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학회 창립 2년 8개월 만에 학술지가 세계의 공인을 받았습니다. 9월 들어 과학기술논문색인(SCIE)에 정식 등재됐습니다.”

 대한독성유전단백체학회 류재천 회장(KIST 책임연구원·사진)은 이런 내용의 메일을 최근 600여 명의 회원에게 보냈다. 국내에 수십 년 된 이공계 학회가 등록된 것만 320여 개나 되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SCIE에 등재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학회의 위상도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발간하는 수백 종의 이공계 학술지 중 SCIE에 등재된 것은 36종에 불과합니다. 우리 학회는 영문 학술지 ‘Molecular and Cellular Toxicology(분자세포독성학)’ 첫 호 발간 때부터 SCIE 등재를 목표로 게재 논문 전체를 영어로 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류 회장은 그런 노력이 SCIE에 단기간에 오른 비결이라고 했다. 학회 예산의 40% 정도를 학술지 품질을 높이는 데 썼으며, 영문 교정도 전문가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류 회장은 2004년 11월 19일 학회 창립 때부터 초대 회장을 맡았으며, 현재 연임 중이다.

 톰슨사는 이 학회의 학술지를 첫 호부터 모두 SCIE에 등재하겠다는 통보를 대한독성유전단백체학회에 해 왔다. 이런 소식을 전 회원에게 전하자 류 회장의 전자메일 함은 자축하는 회원들의 회신으로 가득했다.

 류 회장은 “학회가 창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도 가입하지 못하고, 정부로부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설립 기간보다는 학회의 활동과 학술지 위상을 평가해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새로 생긴 학회의 경우 3년이 되지 않으면 연합회에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합회 회원으로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 대한독성유전단백체학회에는 약학과 의학, 화학 전공자들이 회원으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학술지의 품질을 높이고, 세계적으로 더욱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학회의 연구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과학기술논문색인(SCIE)=미국의 민간 학술정보전문기관인 톰슨사가 과학기술논문에 있는 색인을 수록한 데이터베이스다. 여기에 들지 못하는 학술지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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