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선민 점장 "가격보단 품질·서비스 전략 먹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시 푸단(復旦)대학 인근에 자리한 이마트 상하이점은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몹시 번잡했다. 여기서 만난 저우친(周勤)이란 30대 남성은 "까르푸보다 이마트에 더 자주 온다"며 "직원들이 친절하고, 상품 가짓수가 더 많다"고 말했다. 1997년 2월 처음 문을 연 이 점포의 연간 매출액은 3억5천만 위안(5백억원)정도. 중국이 우리보다 소득이 낮고, 물가도 싼 것을 감안하면 국내 1천5백억원 매출 규모의 중형 점포와 비슷한 수준이다. 고객수는 하루평균 1만~1만2천명(평일 기준)이나 된다.

이마트가 중국에서 월마트.까르푸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이마트는 중국에 매장을 하나만 가지고 있지만 수십개 체인을 가진 월마트, 까르푸보다 매장 면적당 매출이 오히려 높다.

김선민(42.사진) 점장은 "기동성있게 치고 빠지는 칭기즈칸 마케팅 덕분"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까르푸가 광고용 책자를 돌리면 이마트는 전단지 광고 방식을 택했다. 그만큼 마케팅 비용을 절감했다. 까르푸는 전품목의 가격 인하에 주력했지만, 이마트는 의류나 주방용 기구 등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에 관심을 덜 갖는 제품에는 품질을 우선시했다. 대신 계란과 우유.두부 등 가격 민감 상품에는 집중적으로 가격 경쟁을 폈다.

현지화 전략을 통한 중국인들의 호감을 높이는 데도 역점을 뒀다. 까르푸등은 점포 회의를 할 때 프랑스어나 영어를 사용했지만 김 점장은 중국어로 했다. 제품 진열과 점포 장식도 중국인들의 정서에 맞도록 했다.

이마트는 올해를 '본격적인 중국 공략의 해'로 잡았다. 상하이점의 성공으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그래서 이마트는 벌써 중국 톈진(天津)의 대재벌인 타이다(太達)와 손잡고 톈진에 진출하기로 합의했다. 상하이시에도 1~2개 점포를 더 설립할 예정이다. 3년 동안 10개의 점포를 설립한다는 청사진이다.

"남들이 5년 걸린 것을 우리는 2~3년 내 해낼 것입니다." 1995년부터 두차례에 걸쳐 중국에서만 8년째 일하고 있는 김 점장이 원숭이해를 맞이하며 밝힌 당찬 신년 포부다.

사진=김형수 기자, 글=김영욱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