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 경호업체, 이라크서 쫓겨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블랙워터 경호원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이라크 바그다드 도심을 순찰하고 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이라크 정부는 미국의 대표적 사설 군사.경호업체인 블랙워터의 면허를 취소하고 직원들을 이라크에서 추방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라크에서 상당수 미국 외교관과 기술자, 재건사업 관계자를 경호하고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라크 내무부 대변인인 압둘 카람 카라프는 "블랙워터 직원들이 수니파 거주지인 바그다드 서쪽 만수르 지역에서 발포해 이라크인 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다"며 "이라크 전역에서 이 회사의 활동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이라크 사법 당국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이번 사건을 "외국 보안업체에 의한 범죄 행위"라고 규정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7일 알말리키 총리에게 전화해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 범죄 행위에 책임을 묻겠다"는 데 합의했다고 야신 마지드 총리 대변인이 전했다.

블랙워터 경호원들은 올 5월 자신들에게 접근하는 이라크인을 사살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이라크 부통령 경호원을 쏘아 죽였으나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미국 본사로 소환만 됐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올 4월 기준으로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외국의 사설 경호인력은 12만9000명에 이른다.

정재홍 기자

◆블랙워터=미국의 사설 군사.보안업체로 1997년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요원 두 명이 설립했다. 한 해 4만 명 이상의 미 육.해.공군과 경찰 병력을 훈련시키고 있다.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28개 보안업체 중 최대로 이라크에 1000명가량의 직원을 두고 있다. 미 국무부와 3억 달러 규모의 외교관.대사관 시설 보호 계약을 하는 등 이라크 사업 규모가 8억 달러에 이른다. 매출의 90% 이상은 미 정부와의 계약에서 나오며, 정부 계약의 3분의 2는 경쟁이 없는 수의계약이어서 특혜 시비를 받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