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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 잊겠다" 손학규 배수진 "전원 지방으로" 초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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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7일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 있는 손학규(얼굴) 후보의 사무실엔 하루 종일 전화가 빗발쳤다. "'도대체 뭐 하고 앉아 있느냐' '어떻게 해야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가'라는 항의와 문의 전화가 주류였다"고 오재록 일정팀장은 말했다. 이날 오전 캠프 대책 회의는 비장했다. 범여권 주자 중 여론조사 지지도 1위를 하다가 본경선 초반전에서 3위 같은 2위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득표 집계 결과 정동영 후보에게 뒤지고 이해찬 후보에게 매섭게 추격당하고 있다.

손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이 당 의장 선거처럼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대선을 포기한 사람들과 싸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선을 포기하면 당권도, 총선도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노무현 정부의 적자인 정동영.이해찬 후보로는 본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완패당하고 내년 총선에서도 범여권 또는 민주개혁평화 진영이 와해될 것이라는 경고였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캠프에선 '손학규 대세론'은 없고 오직 추격전만 남아 있다고 결론 내렸다"며 "3위라는 자세로 비상체제를 가동키로 했다"고 말했다. 내부에선 "대세론에 안주해 (정 후보 측의) 조직선거 함정을 치열하게 막지 못했다"는 자성도 나왔다고 한다. 손 후보와 의원.참모들은 29~30일 있을 광주.전남, 부산.경남 지역의 경선을 위해 추석 연휴 때까지 현지에서 지지를 호소키로 했다. 서울에는 최소 인원만 남길 계획이다.

캠프는 전날 충북 경선 때 보은.옥천.영동 지역구에서 '정동영 후보 몰표'가 나온 것을 강력히 비난했다. 캠프에 따르면 이 지역구에선 정 후보가 얻은 충북 전체 득표(6334표)의 60.6%(3840표)가 나왔다. 이곳은 정 후보 캠프의 최고고문인 이용희 의원의 지역구다. 3840표는 충북 최대 선거구인 청주에서 투표했던 3325명보다 더 많은 수치라고 캠프는 주장했다. 배종호 언론특보는 "지역구 한 곳의 투표 결과가 도 전체의 표심을 결정하는 방식의 경선은 민심을 속이는 동원 경선"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손 후보 진영엔 수도권의 노현송.우제창.유필우 의원이 합류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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