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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보수 반격 … 폴리티즌 주력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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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선 때 드라마틱한 위력을 처음 선뵌 폴리티즌은 2007년 대선 국면에 이르기까지 시기마다 특별한 이슈와 성향을 보여줬다.

폴리티즌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선거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었다. 온라인에서 여론을 주도하던 이들은 오프라인 현실 세계에서도 국민 여론을 이끄는 핵심 요소로 발전했다.

2005년 이후 노 대통령의 실정이 부각되면서 인터넷은 반노 성향의 폴리티즌이 득세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노무현의 포퓰리즘이 경제와 안보를 다 무너뜨렸다" "서민을 위한다는 정부가 집값만 올려 서민을 다 죽였다"며 정부.여당을 향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노 대통령이 가진 자에 대한 증오 때문에 국민을 빼앗을 자와 빼앗길 자로 편가름하고 있다"는 이들의 주장은 온라인에서 급속히 세를 불리며 한나라당 지지율을 50%대로 치솟게 만들었다.

이 같은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취재팀이 랭키닷컴에서 제공한 정치 관련 사이트(정치웹진.정당.정치인) 133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폴리티즌의 특성은 실제로 최근 수년 새 많이 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①폴리티즌 주류 30대에서 40대로=2005년 9월 사이트 방문자 수는 30대가 39.2%로 가장 많았다. 40대 24.9%, 20대 21.3%, 50대 9.8%의 순이었다.

그러나 2007년 8월엔 40대가 33.2%로 30대(32.2%)를 제쳤다. 40대의 비중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이 시점은 한나라당 빅3(이명박.박근혜.손학규)가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던 때다. 현 정부에 실망한 40대 유권자들이 이때부터 한나라당 후보군에 눈을 돌리면서 대거 폴리티즌 그룹에 유입됐고 인터넷 권력지형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50대 이상의 비중도 12.3%로 올 들어 꾸준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②진보와 보수 진영의 균형=진보 그룹의 독점 구조가 깨졌다. 대신 보수 진영이 약진하고 있다. 진보매체인 오마이뉴스의 월 방문자는 탄핵정국이던 2004년 3월 273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했으나 지난달엔 138만 명에 그쳤다.

반면 보수매체인 데일리안은 2004년 3월엔 10만 명에 불과했지만 2007년 8월엔 80만 명으로 급신장했다. 정당 사이트에서도 2005년까진 열린우리당 방문자 수가 한나라당에 앞섰지만 2006년부턴 한나라당 우세로 돌아섰고 최근엔 그 격차가 더 벌어지는 추세다.

③평면적 활동에서 입체적 참여로=예전 폴리티즌의 행동 반경은 댓글 달기 위주의 평면적 활동에 머물렀다. 요즘엔 인터넷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블로그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2002년 노사모는 대선 전날 정몽준 의원이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비상사태가 터지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날려 노 후보 지지층을 결집시켜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올해 대선에선 여야 대결 구도가 확정되면 UCC가 2002년 문자 메시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④소수 서울 출신 남성 주도=폴리티즌이 전 국민을 골고루 대표하진 않는 것은 2002년이나 2007년이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정치 관련 사이트 방문자 다섯 명 중 네 명(78.7%)이 남성이었다. 지역적으로도 서울 지역 방문자가 44.1%(실제 인구비율은 20.8%)를 차지했다.

인터넷정치연구회 소속 경희대 송경재 교수는 "남성들이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는 데 여성보다 능숙하고, 서울이 지방보다 인터넷 회선이 잘 깔려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며 "폴리티즌의 성별.지역별 불균형은 여론 수렴의 왜곡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하 기자

◆랭키닷컴=한국의 대표적 웹사이트 분석평가 전문기관. 인터넷 사용자 패널 6만 명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방문자 수(UV), 페이지뷰(PV) 등의 통계를 산출하고 웹사이트의 인기 순위를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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