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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씨 13개월 '서머셋 숙박비' 2600만원 누군가가 매달 대신 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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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검찰 관계자는 "서머셋 팰리스 4층 재무팀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변 전 실장의 투숙과 관련된 결제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변 전 실장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지난해 7월부터 올 8월까지 1년1개월간 서머셋 팰리스에 묵었다고 한다. 변 전 실장이 사용한 방은 42.9m²(13평) 규모로 한 달 숙박료가 560만원(공시가격 기준)이다. 그러나 변 전 실장은 장기투숙을 이유로 할인을 받아 월 200만원을 내고 사용해 온 것으로 압수수색에서 드러났다.

검찰 확인 결과 변 전 실장의 숙박료는 매달 누군가 12개월 동안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해 왔다. 신용카드의 명의는 변 전 실장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신정아씨의 사건이 불거진 지난달에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사람이 현금과 수표로 200만원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아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13개월 숙박료로 2600만원을 지불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급여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숙박료를 변 전 실장 스스로 내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변 전 실장의 방을 누가 계약했는지, 돈은 누가 냈는지, 돈을 낸 사람과 어떤 관계인지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변 전 실장은 청와대 재직 시절 연봉 8941만원(세전)을 받았다. 현재 변 전 실장은 이곳에 거주하지 않고 자신의 집기도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자료를 토대로 매달 숙박료를 결제한 카드의 주인을 추적하는 한편 변 전 실장의 숙박료를 내주는 대신 특혜를 받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정아씨의 가짜 학위 문제와 변 전 실장의 비호 의혹으로 전개되던 이번 사건은 변 전 실장을 금전적으로 도와준 제3의 후원자가 드러날 경우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검찰은 전날 출두한 변 전 실장이 일부 혐의는 시인했으나 주요 혐의에 대해선 부인함에 따라 자료를 보강한 뒤 다시 불러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동국대 이사장실과 총장실도 압수수색했다. 영배 이사장과 오영교 총장의 집무실에서 컴퓨터와 신씨가 교수로 임용된 당시의 학사행정 관련 서류를 압수, 신씨 교수 임용을 둘러싸고 불법행위나 외압이 있었는지를 분석 중이다.

서부지검 구본민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신정아씨의 체포영장 시효(18일 오후 5시10분)까지 조사한 뒤 신병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18일 오후 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혐의는 동국대 교수 임용 과정에서 가짜 예일대 박사학위를 사용한 것(사문서 위조, 업무 방해)이다.

신씨는 검찰에서 "변 전 실장과는 '예술적 취향을 공유한 동지'관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산업은행은 전체 예술지원금 280억원 중 2억8000만원을 (나에게) 지원했다"며 "변 전 실장이 힘썼으면 더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산업은행은 "문화예술공연 지원을 포함해 산업은행이 집행한 금액은 2005년 8억원, 2006년 18억원, 2007년 8월 현재 12억원"이라며 "이 중 성곡미술관 지원금액은 총 7000만원"이라고 해명했다.

김승현.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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