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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저작물 해외출판 러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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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해외에서 한국저작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저작권의 해외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그러나 이들 제작권 수출은 연고권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전문번역가의 부재,국내 저작권 대행사들의 전문성 부족등 저작권 수출을 뒷받침 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프랑스 벨퐁출판사가 저작권계약아래 閔熹植교수와 프랑스국립동양어문화대학 한국어 과장 앙드레 파브르 교수의 공동 번역으로 朴景利의 대하소설『土地』佛譯版을 최근 펴냈고 지난달 프레스드라시테 출판사는 김현희의 수기『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 요』를『호랑이 굴속에서』라는 제목으로 번역출판했다.김현희의 책은『파리마치』誌가 무려 6쪽에 걸쳐 내용을 소개하는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단편소설 위주로 소개되던 한국출판물이 이제 점차 범주를 넓혀가며 프랑스 독서계에 바람을 일 으키고 있는 것이다.
李文烈의 소설『詩人』은 지난해 프랑스어판이 출간된데 이어 영국.네덜란드.이탈리아.콜롬비아 출판사와 현지어 번역 출판 계약이 완료돼 올해안에 출간될 예정이다.또 해냄출판사와 일본의 德問書店은 지난 14일 김진명의 베스트셀러 소설『무 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저작권 계약을 체결,올해안에 日譯版이 일본에서 나오게 된다.
그동안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중국.미국.일본 등 10여개국에서 번역출판된바 있는데 李文烈의소설『詩人』외에도 김현희의 수기가 일본.미국.프랑스.덴마크.독일.핀란드.스웨덴.체코.포르투갈 등 9개국 11 개 출판사와 저작권계약을 체결하는등 국내저작권의 수출이 대상국을 점차 확대해가는 추세여서 출판계를 고무시키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저작권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국내저작권을 해외에 수출하는데 필요한 조건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집계한 해외 번역출판 국내도서는 92년말까지 모두 2백40건.이중 문 체부에 등록된저작권대행사 44개사가 중개한 실적은 7건에 불과했다.그나마 이 7건도 신원에이전시와 DRT인터내셔널 2개사가 대행한 것이었다.나머지는 출판사나 저자의 연고를 통해 수출됐다.
외국의 경우 저작권 계약은 대부분 전문대행사를 통하는 것이 관례.한마디로 국내저작권대행사들이 전문적인 해외저작권 중개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저작권의 해외중개 전문대행사로 발족한 트랜스퍼시픽미디어사는 鄭트리오의『너의 꿈을 펼쳐라』를 일본과 중국에 판매하는 단 1건의 실적만을 남기고 최근 폐업계를 냈다.
한국저작물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높아지는 好機를 맞아 우리도전문번역사 제도 도입,번역가 양성,출판사 및 저작권대행사들의 공동협의체 구성을 통한 국제경쟁력 제고와 함께 국제저작권의 알선.거래가 이루어지는 국제도서전을 국내저작권 수 출창구로 적극활용하는등 저작권수출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金龍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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