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불면 해소에 도움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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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 창동에 사는 주부 朴모씨(34)는 불면증으로 밤만 되면잠을 청하는게 고역이다.특별한 고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체질상 낮잠은 자본적도 없다.
朴씨의 경우는 저녁식사 후 설거지를 하고 애들 숙제를 돌봐주다 보면 금방 자정이 된다.이후부터는 자기만의 시간인데 수년째잠이 안와 오전3~4시쯤 잠에 드는게 습관처럼 돼있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잠이 쏟아져 남편 출근은 물론 때로는 애들 등교시간에 맞춰 일어나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언론사 간부인 金모씨(50)는 오전4시면 어김없이 잠에서 깬다.그날 하루 신문지면을 어떤식으로 장식해야 할지 묘안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딱히 머리기사가 준비되지 않은 날은 고민정도가 심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수면의학 전문의인 鄭道彦 서울대교수(신경정신과)로 부터 불면증의 원인과 해소법을 알아본다.
鄭교수는 수면이야말로 곧 리듬이라고 말한다.특히 40세 이상이 되면서「나는 잠을 잘 잔다」는 기대심리를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安眠을 방해하는 요소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며「잠벌레」라고 자부하는 사람도 언제 불면증의 노예가 될지 모른다는 설명이다. 鄭교수는 따라서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수면리듬을 지키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며「일요일이니까 더 잔다」는 식의 리듬파괴 행태는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프로야구나 앞으로 열릴 월드컵축구등은 심야에 중계될 경우 꼭녹화를 해놓았다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수면리듬을 깰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숙면을 방해하는 식.음료,이를테면 커피.초콜릿.홍차나 드링크류 등은 마시지 않는게 좋으며 술.담배등도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인자라는 것.
특히 술은 일시적으로 잠을 들게 할 수는 있으나 간에서 대사작용이 이뤄지면서 그 반동으로 새벽잠을 깨우기 때문에 숙면에는최대 장애요인이라는 것이다.
음주후 새벽에 뒤척이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며 음주 후 잠을 자는 동안에는 수면무호흡증(잠자다 10초이상 숨을 멈추는 것을 1백회정도 반복하는 것)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아 자고나서 두통을 호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鄭교수는 음주 다음날 머리가 아픈 것은 술을 섞어 마신 이유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뇌에의 산소공급 부족 탓이라고 밝혔다.
불면증에는 이같이 생활리듬이 깨진 경우나 술.카페인 음료등 드링크류의 복용에도 기인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스트레스가 잠을 달아나게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잠은 느긋하고 편안한 기분에서 이룰 수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아 자율신경이 흥분되거나 불안.공포를 느낀 상태에서는 잘 수가없는 것.
鄭교수는 따라서 고민이나 불안등으로 저녁잠은 물론 새벽잠을 설치는 증상에서 벗어나려면 잠들기 전 워리타임(고민해소시간)을갖고 이 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해결하고 해결이 어려운 고민은 다음날로 미루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충■ 한다.
그는 이어 『불면증은 질환이 아니고 하나의 증상이기 때문에 덜 잔다고 해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는게 필요하며 『수면제의 장기복용은 수면구조를 변화(얕은 잠을 자게됨)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수면은 누워있 는 시간보다농도(숙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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