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굽운동화」「김건모의 힙합청바지」「바지에 치마를 둘러댄 레이어드 룩(layered look)」.
7일 토요일 오후 이대앞 보세옷 거리는 이러한 최신패션으로 무장(?)하려는 젊은이들이 물밀듯이 모여들고 있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의 흐름에 뒤지지 않으려는 10~20대 젊은이들로 이 거리는 마치 서울역광장을 연상케 한다.
이대앞 지하철역에서 이대 정문에 이르는 이른바「이대路」에서 신촌역쪽으로 한 블록 떨어진 이 거리에는 젊은 감각의 각종 의류숍에서부터 액세서리점.보세신발가게.가방전문점.모자전문점등 패션코디네이션에 필요한 갖가지 소품가게는 어림잡아 70여군데가 넘는다.이외에도 헤어.뷰티숍까지 즐비해 이 거리를 한나절만 휩쓸고 나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변신을 꿈꿀 수 있을 정도다.
이대路가 고급브랜드및 중.고가 상품을 갖추고 20대초반의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반면 이 거리에는 10대후반을대상으로 한 중.저가상품들이 대부분으로 거리의 모습 또한 세계적 유행의 근원지인 일본 도쿄 하라주쿠의 다케시 타거리를 옮겨다 놓은 것과 같다.「시장.보세옷천국」인 이 거리는 싸게는 3천원짜리 T셔츠부터 시작,1만5천원가량의 청바지등 주머니사정이여의치않은 젊은이들도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거리로 차별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그럴싸한 거리이름이 없어 주로「보세옷거리」로 불리는이 거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종합캐주얼스토어「빌리지타운」의 주인 김재곤씨(48)는『약 2년전부터 10대후반의 학생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가게들이 들어서 요즘 주말에는 2만 명정도의 젊은이들로 거리가 발디딜 틈이 없다』며『이대路에 비해 약 30%정도 가격이 저렴할뿐 아니라 상품구색도 다양한 것이 젊은이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청바지전문점「바지BOX」를 운영하는 어머니를 2년전부터돕고 있다는 최문희씨(25)는『이 거리의 매력은 화려함이나 산뜻한 디스플레이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첨단유행의 패션의류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이 거리를 찾는 고객은 대부분이 교복입은 여고생이나 여대생』이라고 말한다.
동대문.남대문시장등에서 골라온 옷을 판매하는 이들 소규모 점포들의 평균매상은 평일이 약 2백만원,주말은 약 3백50만원선이라고 업자들은 말한다.
이곳을 찾은 젊은이들의 호응도는 매우 높다.
T셔츠를 사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상명여대 배정은양(문헌정보학과.22)은『평상시 부담없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살 때는 이곳에 온다』며『얼마전 H백화점에서 2만4천원에 산 반지를 친구가 이곳에서 1만8천원에 샀다는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는 옷뿐만아니라 액세서리도 이 곳에서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이화여대 김모양(장식미술학과.21)은『어차피 유행이라는 것이 몇개월 안가는 것인데 구태여 비싼 돈들여 살 필요가 있겠느냐』며『정장이나 고급옷을 살 때는 백화점이나 이대路를 이용하지만 그 밖의 경우에는 거의 이 곳을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거리를 본격적인 명물거리로 활성화시켜 나가기 위해선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몇몇 과제들이 남아있다.일단 거리의 이름이 없어 널리 알려지기가 어렵고,가뜩이나 좁은 길은 차들과몇몇 점포에서 내놓은 물건들로 메워져 움직이기조 차 힘든 상황이다. 편안한 쇼핑분위기조성,주변환경개선등 거리 전체차원의 중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곳을 찾은 고객.상인.시민들의한결같은 이야기였다.
〈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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