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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세계신문 기류는 … "독자 위주로" 뉴 마케팅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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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새로운 사업 환경에서의 신문 승리전략과 편집국 혁명, 신기술과 새로운 경쟁자들'.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릴 제57차 세계신문협회(WAN.회장 洪錫炫)총회와 세계에디터포럼(WEF)의 공식 주제다. 디지털 혁명과 매체간 경쟁 속에서 신문의 성장지혜를 모색하자는 취지다.

그리고 '새로운'(new)이란 말이 반복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그 방향은 변화와 개혁으로 모아진다.

이는 놀랄 일은 아니다. 최근 1~2년간 세계 신문업계에선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우선 새로운 마케팅 방식의 등장이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 등 권위지들은 종이신문의 한계를 넘어 종합 정보.서비스 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원 소스, 멀티 유스(one-source,multi-use)의 원칙에 따라 신문.TV.인터넷.모바일을 통해 다각도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독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맞춤정보 및 각종 이벤트도 제공한다. 모두 '독자 감동'을 겨냥한 것이다.

신문을 잘 보지 않는다는 20~30대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시도도 곳곳에서 한창이다. 메트로.20분.익스프레스 등 최근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무료 신문은 타깃을 젊은층으로 확실히 잡고 있다. 시카고의 '레드아이', 마이애미의 '스트리트 마이애미' 등 젊은층을 겨냥한 유료 신문들도 속속 창간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더 선이나 독일의 빌트 등 소위 '블루 칼라(작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신문이 성공했듯이, 중남미와 아시아 국가에선 이들 계층을 겨냥한 품격있는 대중지가 인기다. 또다른 형태의 차별화 전략이다.

특히 최근 신문제작의 추세는 '컴팩트'(compact)와 '재미'로 압축된다. 신문의 최고 격전지로 통하는 런던에선 지난해 인디펜던트와 타임스가 대판과 컴팩트판(타블로이드 크기), 두가지 형태의 신문을 선보여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독자들이 자기 선호에 따라 신문을 편하게 읽게 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변화'를 입에 달고 사는 신문업계의 2004년 전망은 어떤가. WAN은 최근 "불황을 딛고 세계 신문산업은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WAN에 따르면 신문광고비는 2000~2002년 처음으로 7.5%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성장세로 반전됐으며, 2005년까지는 흐름이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그래픽 참조). 신문업계의 자구노력이 긍정적인 데다 올해는 미국 대선.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가 많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2004년 미국 신문산업에 대한 평가를 '주의'에서 '매력'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계 신문산업 성장의 혜택이 모든 신문사에 돌아가는 건 결코 아니라고 단언한다. 오히려 신문과 신문, 신문과 방송 등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기 때문에 일류 신문, 차별화된 신문, 독자 신뢰도가 높은 신문만이 살아 남는다는 것이다. 결국 기준은 독자들의 평가다.

김택환 미디어 전문기자,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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