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예멘 수도는 암흑천지-군용기로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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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기가 끊겨 밤이 되면 암흑천지입니다.전폭기의 굉음과 미사일 포격때문에 잠을 못잘 정도로 전투가 점차 치열해지고 있습니다.상점의 생필품은 거의 바닥이 나고 피난행렬이 늘어나고 있는실정입니다.』 전면적인 내전에 휩싸인 예멘을 빠져나와 11일 프랑스의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한 金永燦씨(46.現代건설 예멘지사장)는 아직도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예멘사태를 전했다.金씨는 내전이 본격화된 지난 4일부터 변전소가 미사일 피격으로 북예멘의 수도인 사나지역 일대는 암흑의 도시로 변했고 예멘을 빠져나가기 위해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이 주유소마다 2백~3백대씩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金씨는 9일 사나국제공항이 폐쇄된 가운데 프랑스가 자국민의 수송을 위해 제공한 군용기에 우리 대사관의 주선으로 편승,교포24명과 함께 예멘을 탈출해 지부티에 도착했다.현재 예멘에는 曺圭泰대사등 공관원 5명과 (주)선경의 金동훈과장등 현지교민 9명등 모두 14명이 잔류하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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