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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기 지도자는 유연성·합리성 갖춰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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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앨빈 토플러가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2 여수엑스포 제2차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79)가 한국 차기 지도자의 덕목으로 유연성과 합리성을 꼽았다. 13일 열린 2012 여수 국제박람회 제2차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차기 지도자는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합리적이고 지적이며 책임감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무조건 자신의 신념대로 밀고 나가기보다 한번쯤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유연한 사고력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백년 전에 고안된 오늘의 정부는 그 형태와 기능이 무너지고 있으며, 민간과 정부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고 국민들의 생활방식까지 크게 변하고 있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민간분야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정부나 정치는 산업화 시대의 틀에 갇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한국과 미국 모두 정치 캠페인에서 산업 사회에서 지식기반 사회로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없다”며 “좋은 리더는 미래의 변화를 인식하고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 토플러는 “한국이 통일된다면 독일보다 훨씬 복잡할 것”이라며 “동서독은 모두 산업화된 국가였고 유사한 점이 많았지만 남북한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쉽게 통일에 이르기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핵 프로그램은 제거돼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과제로는 교육제도 개선을 들었다. 그는 “기존의 교육제도를 개편하거나 개혁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완전히 대체돼야 한다”며 “지식기반 사회에 맞게 제도개혁을 먼저 하는 국가가 강대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여수 국제박람회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여수 박람회의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여수 국제박람회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앨빈 토플러에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투발루의 타바우 테이 부총리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는 가라앉고 만다”며 전세계가 이산화탄소 감축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2012년 여수 국제박람회 유치위원회가 11월 27일 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개최한 마지막 국제행사다. 유치위 측은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박람회 주제로 내세운 전남 여수가 개최지로 적합하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에는 피터 브리지워터 국제습지조약(람사) 사무총장, 2006년 노벨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등 저명인사와 170여 명의 세계박람회기구(BIE)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13~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15일 여수 현지에서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16일 각자 귀국하게 된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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