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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친노' 김정헌 신임 문예위원장 임용 심사 때 2등 후보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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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7일 제2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을 때부터 '코드 인사' 논란을 일으켰던 김정헌(61사진) 공주대 교수가 임용 심사에서 1등에 10점 뒤진 2등 후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13일 열람한 뒤 공개한 2기 예술위원장 추천위원회 심사 채점표 내용이다.2기 예술위원장은 올해 4월부터 발효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따라 공개모집 절차를 거친 뒤 문화관광부 장관이 임명하게끔 돼 있다. 이번 공모엔 모두 10명의 문화계 인사가신청을 했으며 예술위원장 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3명으로 압축됐다.

박 의원이 밝힌 채점표에 따르면 김위원장은 추천위원회의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친 결과 33점을 받아 최종후보 3명 중 차점자였다. 1등은 43점을 받은한 국예술 종합학교 음악원 이영조 교수였다.

박 의원은 "문화관광부가 큰 점수 차이의 2위 후보를 임명한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임명 과정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임명이 발표됐을 때부터 문화예술계의 큰 반발을 샀다. 한국미술협회는 "김 위원장은 예술위1기 위원으로 활동할 때부터 편파 성향의 단체에만 기금을 줬다"며 반대성명서를 냈다. 예술위 노동조합도"김병익 초대위원장이 중도하차한 상태에서 연대 책임이 있는 1기 위원 김정헌씨가 2기 위원장이 된 것은 정치적 관계 때문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계의 친노 인사로 꼽혀 왔다. 민중미술 1세대 서양화가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이사, 문화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2000년에는 '안티조선 지식인 선언'에도 동참했다. 당시 이 선언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 대표를 지낸 배우 명계남씨와 시인 노혜경씨 등이 참여했다.

채점 결과를 공개한 박찬숙 의원은"노무현 정권의 '코드 인사' 가 이제문화예술계까지 편 가르기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궁욱 기자

◆한국 문화 예술 위원 회=2005년 8월 기존 문예진흥원에서 '민간 자율'을 표방하며 재탄생한 정부 산하 최대 규모의 문화예술 지원기구. 한 해 집행 예산만 1000억원에 이른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는 취지에서 출범했으나 행정 경험이 적은 예술인들로 최고의결기구인 '11인 위원회'를 구성해 '장르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란 비난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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