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는 공상허언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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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분명히 2005년 5월에 예일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이 취소된 건지 사기당한 건지 알아보고 있다."

-캔자스대도 안 나왔다는데.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것도 확인 중이다."

신정아(35.전 동국대 교수)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황당할 정도로 당당한 신씨의 거짓말의 정체는 뭘까. 정신과 전문의들은 "정확한 판단은 자세한 상담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아마도 자신의 거짓말을 스스로 믿어 버리는 '공상적 거짓말(pseudologia fantastica)'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진짜 거짓말쟁이는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거짓말에 스스로 도취돼 진실인 양 믿어 버리는 상태라는 것이다. 대개 일부의 사실에다 다양하고 폭넓은 극적인 공상과 거짓말을 섞어 포장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수술 자국을 전쟁이나 모험 활동 중에 받은 상처로 꾸미는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공상적 거짓말은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경계선 인격장애, 자기애적 인격장애 환자들에게서 흔하다. 서울대 의대 정신과 조맹제 교수는 "이들은 남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연스레 거짓말을 하는데 화려한 말재주에 감정 표현도 풍부해 보여 매력적인 사교계 여성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끊임없이 뭔가를 요구하며 만일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씨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상적 거짓말도 다른 거짓말처럼 '자신의 이익 추구'라는 본능적 목적을 위해 도덕과 양심을 버린 상태에서 일어난다. 상습적인 거짓말쟁이 중에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도 있다. 이들은 반성이나 죄의식이 없는 게 특징이다. 재발이 잦은 사기범이 여기에 해당한다.

당당하게 하는 거짓말 중에는 이처럼 의식적으로 알고 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정하기 힘든 진실을 무의식을 동원해 거부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당당하고 반복되는 거짓말의 정확한 원인을 찾으려면 정신과 의사의 면담을 받아야 한다. 치료기간도 2년 이상이 필요하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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