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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경제] 백화점 문화 나라마다 다르다던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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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에서 문을 연 최초의 백화점은 일제 치하인 1930년 서울 명동에 문을 연 미스코시 경성점입니다. 69년에 신세계백화점으로 이름을 바꿔 달면서 최초의 근대적 백화점 체계를 갖춰 나가기 시작했어요. 지금의 백화점 모습과 가장 유사한 형태는 79년 설립된 롯데백화점 본점이에요. 매장 면적이 2만㎡로 당시로선 어마어마한 크기였어요. 의류와 화장품은 물론이고, 식품이나 가전.가구까지 없는 것이 없는 그야말로 백화점(百貨店)이었죠. 특히 당시로선 무척 참신한 고객 서비스를 도입했어요. 직원들이 고객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것이었지요. 고객들 한 명 한 명을 응대하는 친절한 서비스도 현대식 백화점의 기준이 됐죠. 이런 서비스는 문자 그대로 '고객감동'을 자아냈지요. 덕분에 롯데백화점은 3년 만에 국내 유통업체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백화점 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 한국 백화점의 전형이 또 한번 탈바꿈하고 있다고들 합니다. 바로 상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편의시설로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이지요. 백화점마다 미술품이 놓인 공간을 확대하고 고객 휴식 공간을 넓히고 있답니다. '한국식 백화점' 모델의 진화라고나 할까요. 한국식 백화점과 가장 유사한 형태가 일본 백화점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백화점이 일본을 본떴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기가 되겠네요.

한국 백화점이 처음 진출한 러시아만 해도 백화점이 한국과 많이 다르다고 해요. 현지에는 굼(GUM)과 춤(TsUM)이라는 양대 백화점이 있는데 명품이나 의류 같은 패션 제품을 주로 판다고 합니다. 미국의 백화점도 이와 비슷하지만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화된 게 특징입니다. 비싼 고급 상품만을 취급하는 백화점, 중산층 백화점, 저가 상품 위주의 대중 백화점이 다르다고 해요. 땅이 넓다 보니 우리처럼 10층 안팎의 고층 백화점은 보기 힘들고, 보통 넓은 부지에 1~3층 정도라고 합니다. 영국 런던에는 19세기에 문을 연 '해러즈 백화점'이 있어요. 이곳도 한국처럼 식품.의류.가전을 다 취급하긴 하는데, 공간이 워낙 넓어 한번에 다 둘러보는 '원스톱 쇼핑'에 무리가 있다고 하네요.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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