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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외환은 매각건, 재벌문화 외국인투자자 한국 떠나게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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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론스타-외환은행 매각 건’과 ‘재벌문화’가 외국인 투자자를 한국에서 떠나게 하고 있다.”

 미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템플턴의 마크 모비우스(사진) 박사가 한국의 ‘반외국인 정서’에 일침을 가했다. 모비우스 박사는 12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불확실성은 곧 리스크(위험)”라며 “정부가 민간 투자에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독특한 기업 지배구조와 재벌문화 역시 예측 불가능한 데다 소액 투자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며 “한국에 비해 중국과 태국·대만·터키 등 다른 신흥시장이 더 매력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모비우스 박사는 20일 발표될 FTSE 선진지수에 한국이 편입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때가 이르다”며 “선진국 지수 편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조만간) 북한과 통일되면 1인당 국민소득이 지금보다 크게 떨어져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중에서도 낮은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며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이머징마켓에 남아 힘을 기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모비우스 박사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영향도 두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그는 “국가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도 3~4년간은 더 영향을 미치겠지만, 증시로 보면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증시에서는 이미 악재가 모두 반영돼 충분한 조정을 거친 만큼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추가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져야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FOMC가 금리를 0.5%포인트 내린다면 그 효과는 이미 시장에 모두 반영된 상태”라며 “0.75%포인트 인하한다면 현재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FOMC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세계경제가 ‘쇼크’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모비우스 박사는 보스턴대에서 순수예술 학사와 커뮤니케이션스 석사 학위를 딴 뒤 MIT에서 정치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 이머징마켓펀드의 대표 매니저로 템플턴에 합류했으며, 현재 싱가포르 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의 등기임원 겸 수석 펀드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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