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Q : 신혼 맞벌이인데 아이도 낳고 집도 마련하려 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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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20대 후반의 결혼 1년차 주부입니다. 맞벌이를 하기에 다른 가정보다 여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돈 모으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내년에는 아이도 낳을 계획입니다.
주택자금과 자녀 교육비, 노후자금 마련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A : 박씨는 지난해 결혼해 서울 강남권에 전세를 살고 있다. 최근 주택 문제로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면서 어서 내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앞으로 아이도 낳을 예정이고 남편(31)은 9월부터 대학원도 다닌다. 박씨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주택자금과 자녀 교육비 등을 마련할 수 있을지 문의해 왔다.

 # 주택 마련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내 집이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안정감도 있지만 집값 상승을 부러운 마음으로 쳐다볼 필요가 없다. 박씨 부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년에 3∼4억원 선의 집이라도 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박씨 부부의 자산 규모로 볼 때 쉽지 않아 보인다. 억지로 대출받아 집을 산다고 해도 지금보다 거주 여건이 떨어지는 곳으로 가야 하고 출퇴근을 비롯, 불편한 점도 많다. 좋지 않은 지역의 집을 사면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하기 힘들다. 대출도 많이 받아야 하기에 향후 대출금 상환 및 자산 형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당장 무리하게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5년 정도 이후 집을 산다는 목표 아래 열심히 자금을 모으는 데 주력해야 한다. 5년 뒤 4억원짜리 집을 사고 집값의 70%(2억8000만원)를 내 돈으로 마련한다고 하면 현재 전세금 1억6000만원에 1억2000만원이 더 필요하다. 이 자금 마련을 목표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좋다.
 
 # 비과세 및 소득공제 상품을 다시 살펴봐라.
 박씨 부부의 금융자산을 살펴보면 아직 제대로 된 투자를 못하고 있다. 자산운용을 크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

 먼저, 장기주택마련저축을 줄이자.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많은 직장인이 소득공제·비과세 혜택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에서는 그리 큰 혜택이 없다. 특히 박씨 부부는 소득공제 한도를 채우기 위해 무리하게 적립하다 보니 한 달에 62만5000원을 넣고 있다. 전체 적립 가능액 차원에서 볼 때 너무 많은 부분이 저수익성 상품에 들어가 있다.

 현재 62만5000원인 적립액을 30만원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연금저축(월 25만원)도 다시 확인하자. 박씨 부부는 연금저축이 펀드 형태로 운용된다고 알고 있지만 금리형 상품이다. 연금저축은 금융기관 간 이전이 가능하므로 좀 더 높은 수익을 내주는 금융사로 옮기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매월 생기는 잉여 소득 중 특별히 운용할 방법을 찾지 못한 돈은 남편 대학원 등록금 때문에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등록금은 근로자 학자금 대출로 마련했으니 2년 뒤 학자금 상환 때까지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자산운용 방법은 펀드를 활용해 장기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에서 줄인 월 32만5000원과 매월 잉여자금 106만1000원을 국내 성장형 펀드에 40%, 해외성장형 펀드에 30%, 섹터형 펀드에 30% 로 나눠 적립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가입 시 계좌는 두 개로 나눠 하나는 남편 학자금 대출 상환용, 다른 하나는 주택 마련 및 향후 투자 종자돈 마련용으로 쓰도록 한다. 또 정기적금 40만원, CMA 목돈 540만원, 장기주택마련저축 해지금 103만원을 합한 683만원 중 600만원은 펀드에 분산투자하고 83만원은 비상금으로 활용한다.
 
 # 자녀 출산 이후를 대비하라.
 박씨는 아이를 낳은 뒤에도 직장을 계속 다닐 생각이기에 소득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자녀 출산은 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박씨 부부는 펀드 투자 등을 통해 주택을 비롯한 각종 필요자금을 마련하고 있기에 자녀 교육·결혼 자금은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녀용 자금은 매년 비정기적으로 나오는 상여금이나 성과금(부부 합계 연 800만원 정도) 중 400만원을 활용한다.

 연 7% 정도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어린이펀드 등에 가입해 꾸준히 적립하면 20년 뒤 약 1억6000만원이 만들어진다. 박씨 부부의 가장 장기적인 재무 목표인 노후 대비일 것이다. 현재 연금저축 등을 통해 노후에 대비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부부가 60세쯤 은퇴해 85세까지 살고 노후 월 생활비를 300만원으로 계산하면 60세에 20억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 이를 적립을 통해 모으려면 월 180만원을 30년 동안 7% 정도의 수익률로 운용해야 가능하다. 일반 직장인 입장에서 어려운 금액이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기적인 수익 800만원 가운데 나머지 400만원은 변액연금 등에 가입해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소득 증가, 다른 재무 목표 달성 단계에 따라 점차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정리=염태정 기자

 ◆이번 주 자문단=김기영 미래에셋증권 도곡지점장, 백미경 하나은행 성북동지점장, 나권진 대한투자신탁운용 부부장, 김태훈 더브릭스 개발사업부 이사(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신문지면<상담신청=팩스:02-751-5552 e-메일:hyeree@joongang.co.kr> 또는 yonnie@joongang.co.kr>>, 효율적인 상담을 위해 본인 연락처와 자산 현황, 월 현금 흐름, 상담 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시기 바랍니다.

 ◆‘중앙일보-이화여대 파이낸셜 플래닝 센터’ 상담 신청=전문가를 만나 재산 리모델링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청은 e-메일 fpc@ewha.ac.kr이나 센터 전화 02-3277-4497(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로 하시고, 상담 절차는 홈페이지 http://home.ewha.ac.kr/~fpcenter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단, 상담을 받으려면 ‘위 스타트 운동’에 10만원(계좌 기업은행 035-061482-04-011, 위스타트운동본부)을 후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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