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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내 농민들 불량농자재로 인한 피해보상 요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불량농자재 때문에 망친 농사를 이 핑계 저 핑계로 보상해주지 않으려 하니 우리는 도대체 누굴 믿고 농사를 지어야 합니까.』 경남도내 곳곳에서 최근들어 각종 불량농자재를 써 피해를 본 농가들이 늘어나면서 농민들이 군청에서 농성을 벌이고 제조회사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보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불량농자재는 각종 묘종을 키우는 흙인 상토(床土)를 비롯해 시설하우스용 비닐과 보일러등 종류를 가리지 않아 농민들의 애를 더 태우고 있다.
(주)한농이 수입 공급한 불량상토 때문에 농사를 망친 진양군대곡면일대 비닐하우스 재배농민 1백여명은 지난달 29일 진양군청앞 광장을 점거해『상경투쟁을 말린 군청 때문에 한푼도 보상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이날 농성을 벌인 농민대표 朴종률씨(57.진양군대곡면덕곡리)등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농이 수입 공급한 상토를 이용해 오이.고추씨등을 파종했으나 15일쯤 자란후 묘종의 끝부분이 말라들어가는 바람에 농사를 모두 망쳤다는 것이 다.
농민들은 지난해 11월 서울강남구논현동 한농 본사로 상경해 농성을 벌이려 했으나 진양군이 중재를 해주겠다며 말리는 바람에지금까지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창원군대산면우암리 일대 1백여농가들은 불량비닐 때문에 하우스내 참외농사를 망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곳에서 1천여평의 비닐하우스에 참외를 재배하고 있는 李인호씨(50)는 수확을 앞둔 참외들이 최근 갑자기 시들어가는 바람에 5백여만원의 피해를 봤다.
이 일대에서 이같은 피해를 본 1백여 농가들의 피해액은 모두1억5천여만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농민들은 비닐하우스용으로 사용한 농업용 3중보온필름이 햇빛 투과때 직사광선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 참외들이 시들었다는 것. 이에따라 농민들은 비닐을 공급한 김해 M산업측에 피해보상을요구하고 있으나 회사측은『비닐이 농사를 망친 원인이 아니다』고주장하고 있어 보상문제를 놓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도 3월17일 오후9시쯤에는 진주시초전동483의2 金진술씨(33)의 백합재배용 비닐하우스내에 설치해 놓은 보일러1대가 폭발,2백80평과 1백40평짜리 비닐하우스 2동이 불타는 바람에 4억원대의 피해를 냈다.
金씨는 보일러작동에 이상이 있어 제조회사인 경동보일러측의 점검결과 부품센서에 이상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작동을 중지하고 귀가했는데 얼마후 보일러가 폭발했다는 것이다.사고발생후 金씨는 경동보일러측및 난방시설 설치회사인 사천사남공단내 신진공업측과 피해보상문제를 협의했으나 두회사가 서로 책임을 전가해 보상문제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경상대 朴重春교수(원예학과)는『불량농자재의 근절은 물론 농업자재에 대한 특성과 올바른 사용법을 농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제조회사가 이같은 피해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피해보상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조 정위원회등의설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昌原=金相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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