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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했던' 안정환 징계 받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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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 프로축구 초유의 '경기 중 관중석 진입' 사건의 주인공 안정환(수원 삼성.사진)이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안정환은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의 2군 경기 중 전반 33분 관중석으로 올라가 자신에게 인신 모독성 야유를 퍼부은 서울 서포터스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주심의 허락 없이 그라운드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1983년 프로축구가 출범한 이래 선수가 경기 중 관중석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맹 상벌위는 11일 경기감독관을 불러 이날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안정환과 홈팀인 서울구단에 대한 징계 여부를 12일 상벌위 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수원구단은 안정환이 경기 당시 퇴장이라는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추가 징계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상벌위가 어떤 판단을 할지 주목된다.

또 하나 문제는 안정환의 행위가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연맹 관계자는 "파악된 바로는 안정환이 관중에게 욕설이나 위협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런 경우 관중석에 올라간 것을 비신사적 행위로 볼 수 있을지 이론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가 인정될 경우 4~8경기 출장정지에, 경기당 1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안정환은 경기 도중 FC서울 일부 응원단이 "월드컵 스타라더니 2군 경기에 뛰고 있나. 몸값이 아깝다" 등의 야유를 보내자 관중석으로 돌진해 항의했다. 또 일부 응원단은 안정환의 가족에 대해서도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환은 2006독일 월드컵 후 빅리그 진출을 노리다 소속팀을 찾지 못해 6개월 넘게 방황한 뒤 올 시즌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컨디션 난조로 8월 11일 부산전에 출전한 이후 1군에서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구단도 '경기장 질서 문란 행위' 조항이 적용돼 상벌위에 넘겨졌다. 선수가 관중석에 진입할 정도로 경기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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