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콤팩트 10개비 담뱃값 책정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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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물가(物價)냐,원가(原價)냐.』 10개비 들이 새 담배「88콤팩트」의 값 매김을 놓고 물가당국과 메이커가 티격태격하고있다. 담배인삼공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기존 20개비 들이 담배의 절반 크기인 새 담배를 5월중 내놓기로 하고 값을 4백원으로 결정했다.이에대해 경제기획원이 3백50원으로 내릴 것을 요구,논란이 벌어지고 있는것이다.
기획원은 이 담배가 7백원짜리「88라이트」를 모델로 한 만큼7백원의 절반인 3백50원이 맞다는 주장이다.
즉『새 담배를 내놓는다는 구실로 값을 슬쩍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며 물가당국의 이같은 제동에는 올들어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않은데 따른 고민도 담겨있다.
그러나 公社측의 반론도 만만치않다.
우선 이름만「88」을 따왔지 제품 내용은 많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필터나 원료인 香과 담배잎종류도 일부 바꿨으며 포장을 보통 종이대신 딱딱한 종이(하드 팩)로 하는등 돈을 더 많이 들였다는것.
또「88라이트」자체가 현재 적자(갑당 54원)여서「7백원」이제대로된 값이 아니므로 이의 절반값만을 받는 것은 무리라고 항변하고 있다.
실제로 갑당 4백원씩을 받아도 公社가 남기는 것은 단 1,2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양측의 주장이 이처럼 팽팽히 맞서며 시판 시기도 올 하반기로넘겨질 것으로 보여 담배인삼공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영업차질이 빚어지게됐다.
경제논리로만 보면 공사측의 주장이 더 타당할지 모르지만「신제품 발매=가격인상」의 과거 前歷때문에 설득력을 잃고있다.
마치 담배인삼공사가「늑대와 양치기 소년」동화 속의 소년처럼 된 꼴이다.
〈閔丙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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