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얼 배우는 푸짐한 민속놀이-자치기.망차기.비석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 ○… ○… ○… ○… ○… ○… 우리 민속놀이를 통해 어린 꿈나무들이 민족혼을 되새기며 자라도록 하자는 취지의「어린이 민속 큰잔치」가 열려 눈길을 끈다.원불교 산하단체인 사단법인 삼동청소년회((815)3591)는 어린이날 서울 여의도 한강 시민공원등 전국 20개 시에서 20여개의 각종 민속놀이마당을 펼친다.
…○ …○ …○ …○ …○ …○ …○ 민속놀이는 조상의 지혜가 스며 있으며 서로 협동하고 약속을 소중하게 여긴 민족정기가배어있다.
그러나 오늘날 개별화되고 도시화돼가는 사회변화 속에서 민속놀이는 점차 우리의 주변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들어 우리것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 확산돼가면서 민속놀이 보급활동이 늘고 있다.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이 함께 기억을 더듬어 민속놀이로 즐겁고뜻깊은 하루를 보내면 어떨까.삼동청소년회에서 소개하는 민속놀이가운데 즐길만한 놀이를 소개한다.
마당이나 골목등에서 길고 짧은 두개의 막대로 치며 노는 놀이.메뚜기치기.오둑테기.막대.마때라고도 한다.
긴 막대를 「채」라 하는데 대체로 20~30㎝가량 되고 짧은쪽은 「알」,또는 「메뚜기」라 하여 양쪽 끝을 뾰족하게 깎았는데 길이가 7~10㎝가량 된다.
채로 알의 끝을 힘껏 쳐 공중에 튀어오른 것을 다시 채로 힘껏 쳐 멀리 보내는데 이때 채로 재서 점수로 삼는 까닭에 자치기라 한다.
땅바닥에 여러 형태의 선을 그어 놓고 일정한 순서를 따라 앙감질로 돌을 차면서 나가는 여자어린이 놀이.지역에 따라 사방차기.목자놀이.발전놀이.팔방치기.깨끔집기 등으로 불린다.주로 10세안팎의 여자어린이들이 수시로 즐기는 놀이로 두 세명이 하거나 많을 땐 편을 갈라서 한다.돌은 「말」 또는 「망」이라 하는데 보통 가로.세로 10㎝,두께 2㎝안팎의 것을 쓴다.이 놀이를 할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앙감질로 뛰어야 하며 발이 금에닿거나 잘못 차서 금 밖으로 나가면 실격,차례가 바뀐다.
편을 나누어 할 경우 다음 사람이 이어 나가기도 한다.어린이들의 평형감각과 사회성을 익히는데 유익한 놀이다.
***칠교놀이 나무조각 일곱개가 모인 칠교판으로 여러 가지 재미있는 형태를 만들면서 즐기는 놀이.이 놀이는 어린이뿐 아니라 남녀노소,때와 장소에 구애없이 누구나 즐길수 있다.또 혼자서도 하지만 여럿이 합세하여 진행할수 있다.
칠교판으로는 인물.동물.식물.기물.건축물.지형 따위를 1백개이상 만들수 있는데 여러 가지 모형을 그린 대본이 따로 마련되지만 능숙한 사람은 이를 보지 않고도 즐긴다.
칠교판은 사방이 10㎝쯤 되는 얇은 나무판을 큰 삼각형 두개,중간크기 삼각형 한개,작은 삼각형 두개,마름모꼴 한개,정방형한개등 모두 일곱조각을 낸 것이다.어린이들의 사고력.상상력을 기르는데 매우 유익한 놀이다.
***비석치기 「비사치기」또는「비석차기」라고도 한다.비석은 이 놀이의 도구로 어른의 손바닥만한 장방형의 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 놀이는 일정한 자리에 선을 그은뒤 그 선 위에상대방의 비석을 세워두고 2.5~3m의 거리에서 자신의 비석을던져 상대편의 비석을 맞혀 쓰러뜨리는 것으로 승부를 겨룬다.
비석치기는 손으로 던져 비석돌을 넘어뜨리기도 하고,발로 차서넘어뜨리기도 하며 가슴.어깨.머리.팔뚝 등에 돌을 얹고 가 비석돌을 넘어뜨리는 방법도 있다.
〈李順男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