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암 이응로展 참석-佛미술평론가질 페르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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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李應魯화백은 영원히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같은 화가였습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있는 미술평론잡지『레이유(L'OEIL)』의 편집위원이자 국제미술감정가로 활약하고 있는 미술평론가 파트릭 질 페르생씨가 호암갤러리 초청으로 오는 29일부터 6월19일까지 열리는 「고암 이응로전」참석차 지난 18일 한국에 왔다. 페르생씨는 자신이 주관하고 있는 미술전람회를 통해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젊은 한국화가 30~40명을 매년 프랑스화단에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화가에 대한 이해가 넓은 편.
『李화백이 처음 프랑스에 왔을때 그는 추상미술에 대한 지식이없었습니다.하지만 끊임없는 창조적 실험을 거쳐 한국인으로서는 드물게 프랑스화단에서 진정한 의미의 추상화작가로 인정받았습니다.』 李화백이 초기에 시도한 한지를 찢어 붙이는 비정형 추상화작업은 서양의 콜라주기법과 유사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실험으로프랑스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그후 동백림사건으로 고국에서 옥고를 치르게 되고 이를 계기로 李화백의 화풍에도 변화가 온다.
『동백림 사건이후 李화백은 한자를 기하학적으로 풀어가는 기하학적 추상화실험을 시도,동양의 美的 감각을 서양의 추상미술에 성공적으로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80년대 들어서는 개인적인 아픔을 극복한 것은 물론 동양화와 서양화의 한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대가로서의 자유분방한 화풍을 보여 주었습니다.
』 李應魯화백과 같은 대가가 오히려 모국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점이 안타까웠다는 페르생씨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李화백의 작품세계가 올바르게 국내미술계에 인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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