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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손 조지 소로스 이웃돕기에도 큰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황금의 손」조지 소로스(63)가 최근 南阿共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그가 세운 자선단체인「열린 사회 재단」을 통해 남아공 민주화 지원자금으로 1천5백만달러(약 1백20억원)를 선뜻 희사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자선기부자로 알려진 소로스는 막대한 금액을 26개국에 있는 89개 재단사무소를 통해 지원함으로써 일약 국제적유명인사가 됐다.
그의 기부활동은 상상을 뛰어넘어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한다.최근 2년간만 해도 모두 5억달러(약 4천억원)를 기부했고,5억달러의 추가지원을 약속했다.
이중 가장 큰 건은 러시아와 기타 舊소련 공화국의 교육진흥을위해 2억5천만달러를 지원한 것과 자신이 체코의 프라하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설립한 중부유럽대학(CEU)의 유지비로 2억3천만 달러를 내놓은 것이다.이 때문에 소로스는 대부분의 서방국보다도 더 많은 돈을 러시아에 지원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소로스의 총재산은 1백10억달러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그의치부의 비밀은「퀀텀 펀드」라는 이름의 사설 펀드를 통한 모험적인 주식.환투자로 알려져 있다.그는 92년9월 영국 파운드화의대폭락 때 이를 정확히 예측,파운드화를 팔고 다른 강세 통화를매입함으로써 단번에 15억달러를 챙겨 화제가 됐었다.물론 잃을때도 액수가 엄청나 지난 2월14일엔 엔화 투자가 빗나가 하루에 6억달러를 날리기도 했다.
지난해 6월 美하원의 헨리 곤살레스 가정금융위원회 위원장은『소로스와 같은 개인 투자자가 외환시장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한지조사해달라』고 연방준비이사회(FRB)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하고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소로스가 엄청난 돈을 분쟁지역국가등에 지원하는 것은 자신의 이념을 확산시키려는「자기중심적」의도가 있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중류층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소로스는 47년 영국으로 이주,런던 경제대학(LSE)에 다녔다.이때 그는 합리주의적 과학철학자 칼 포퍼의 강의에 감명받았다.
민족주의.인종주의,비과학적 도그마로부터 벗어난 사회를 주창하는 포퍼의 저서『열린 사회와 그 敵들』에서 그의 재단 이름를 따온 데서 알수 있듯 소로스의 이념은 인도주의에 바탕을 둔「합리적 우익」이라 할 수 있다.
영국에서 다시 미국으로 이주,뉴욕의 한 투자회사에 다니던 소로스는 69년 퀀텀 펀드를 설립,탁월한 판단과 과감한 베팅으로투자액을 무려 2천1백배로 불리는 신기를 보였다.
그가 기부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81년 이혼과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이후다.우선 고국 헝가리에 눈을 돌려 84년부터반체제 정치운동에 자금을 대기 시작했다.
『역사는 비개인적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에 의해 진전된다』는 키신저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듯 소로스는 3년전부터 투자업무는 동료에게 맡긴채 기부활동에 90%이상의 시간을 쏟고 있다. 〈郭漢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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