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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나라 전체 바다에 잠길 위기 "투발루를 구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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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투발루의 수도 푸나푸티 일대의 올 3월 항공사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주거지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푸나푸티 AP=연합뉴스]

"투발루가 사라지지 않게 해 주세요."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바다 속으로 사라지게 될 운명에 놓인 나라 투발루. 지구온난화가 낳은 재앙의 상징으로 남태평양 적도 부근의 작은 섬나라다.

9개 섬으로 구성된 투발루는 8개 섬에 1만1000여 명의 사람이 살았다. 하지만 벌써 섬 2개가 물에 잠겨 사라졌다. 가장 높은 곳이 해발 4m 정도인 이 나라는 조수가 높아지는 2월엔 주요 도로와 건물이 물에 잠기곤 한다. 작은 밭들은 이미 염전으로 변했다.

이 나라는 지금도 매년 0.5~0.6㎝씩 물에 잠기는 중이다. 이 추세라면 수십 년 안에 지구상에서 아예 사라진다. 이 때문에 국민 전체를 가까운 다른 나라로 이주시키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호주 정부는 투발루의 집단 이민을 거부했고, 뉴질랜드만 1년에 75명씩 이민을 허용한 상태다. 온난화를 막기 위한 투발루 국민의 노력은 눈물겹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나 오토바이 이용은 자제한다. 돼지우리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마저 줄이려 돼지 분뇨를 가정용 연료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도상에서 사라질 운명인 투발루의 타바우 테이 부총리 겸 환경부 장관이 12일 서울에 온다.

그는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가 12~16일 서울과 여수에서 개최하는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투발루의 위기'라는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세계인들을 향해 투발루의 생존을 호소할 예정이다. 여수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는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환경 엑스포'를 주요 컨셉트로 내세울 계획이다.

테이 부총리의 주제발표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나라는 투발루뿐이 아니다. 태평양의 키리바시.토켈라우.바누아투 같은 섬들도 마찬가지의 운명에 처해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측은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인 '바다와 연안의 지속 가능한 개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기획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세계적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 국제습지조약(람사르조약) 피터 브리지워터 사무총장, 세계적 해양 건축가 자크 루즈리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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