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 중복심의 피해크다-비디오테이프 제작때 삭제후 가위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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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LD(레이저 디스크)심의가 들쭉날쭉하다.LD는 보통 비디오테이프로 나온 후 시판되는 것이 현재 비디오 업계 상황.비디오테이프로 제작될 때 심의를 거친 영화가 LD시판 때 다시 심의를거치게 되어 있다.
같은 내용을 가지고 중복 심의를 받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삭제된 것에 더해 또 삭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그러나 비디오테이프와 LD의 심의를 차별하도록 한 공연윤리심의위원회의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비디오테이프로 시판됐던 영화에 심의나등급판단의 문제가 생기면,나중에 심의를 받는 LD만 애꿎은「가위질」를 당한다는 것.
요즘은 비디오테이프와 LD가 동시에 시판돼가는 추세이므로 동시에 심의를 받게 되면 이런 사정은 나아질 것으로 LD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그렇게 되더라도 공륜이 LD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주장이다.
국내 LD시판업체는 SKC와 나이세스.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공륜은 LD가 일반적으로 대여 형태보다 판매형태로 소비되기 때문에 관리가 소비자들에게 맡겨지고 대중에 노출되기 쉬워 보다 엄격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러나 업계는 공륜의 우려를 이해하면서도,전제가 잘못돼 있다고 설명한다.즉 대여보다 판매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오히려 대중적이기보다「뚜렷한 감상 목적」을 가진 LD선호층이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현재 LD 한 장에 4만~5 만원하므로 웬만한 비디오 팬이 아니면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도 이 말을 뒷받침한다.
LD에 대한 공륜의 들쭉날쭉한 심의로 가장 피해를 보는 쪽은LD로 영상물을 즐기려는 비디오매니아들이다.사실 이들은 잘릴대로 잘려「깎은밤」이 된 국산 LD에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그래서 보따리 형태로 밀수입되는 이른바 「빽판 」외국 LD가국내LD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더욱 심각한 것은 이것들은 국내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고,대개 이런 판들은 관리가 허술해 공륜이 우려하는 청소년 유해 정도가 심하다는 점이다.
업계는 올해 국내 영화LD시장 규모를 年 1백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향후 3년간 최소 年5% 이상의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해 LD로 시판되는 영화는 나이세스와 SKC에서 각각 70~80편씩 年 1백50편 내외가 된다.
최근 LDP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뮤직LD를 찾는 사람도 늘고있고,LD를 비치하는 비디오.음반숍이 늘어나면서 대여형태로 LD시장이 형성돼 가고 있는 추세다.
날로 고품질의 비디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첨단 미디어들이 등장하고 있는 마당에 심의는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에 공륜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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