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목파화가 나카 “오키나와서 한국 라디오 방송 듣고 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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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파랗게 우거진 녹음과 끝없이 펼쳐진 짙푸른 바다, 눈이 시리도록 하얀 모래밭…. 일본 최남단 섬 오키나와의 자연을 화폭에 담는 일본 목판화가 나카 보쿠넨(名嘉睦稔·54·사진)의 전시회가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일본문화원에서 열리고 있다.

  일본 문화교류사 자격으로 여는 첫 해외전시회다. 문화교류사는 일본 문화청장관이 지명한 예술가로, 전세계에 일본문화를 전파하는 문화전도사다.

그는 ‘지구온난화방지 교토회의’ 기념우표(1997년)와 규슈·오키나와 정상회담 기념엽서(2000년)를 제작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목판화가다.

 그는 첫 순회전시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오키나와 이제나섬에서 한국의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자라 어려서부터 막연하게 친근감을 갖고 있던 한국에서 첫 해외 전시회를 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일러스트 디자이너로 활동중이던 20년 전 “판화적 기법으로 그림책을 만들어달라”는 출판사의 요청으로 처음 판화 칼을 손에 쥐었다. 화지(和紙·한지 같은 일본 전통종이)에 목판의 먹을 찍은 뒤, 뒷면에 색을 입히는 기법은 일본 전통 염색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산과 숲, 바다, 구름, 바람, 태양, 식물, 곤충, 조류, 동물 등 모든 생물이 작품의 소재다.

그는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오키나와의 자연에서 많은 예술적 영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바다의 뚜껑』 삽화를 맡으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바다의 뚜껑』 등에 담겨있는 ‘사랑하는 만(灣)’ 등 33개 작품이 전시된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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