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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측 협상대표 나스룰라 한국인 납치·살해 주범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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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 정부 협상 대표인 ‘선글라스 맨’(左)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탈레반 대표 2명이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됐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이 한국인 납치·살해 총책인 탈레반 가즈니주 부사령관 물라 압둘라다. [가즈니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납치.살해극의 주범이 한국 정부 대표단과의 대면 협상에 직접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물라 나스룰라'라는 가명을 썼던 물라 압둘라다. 그는 23명을 납치해 그중 2명을 살해한 책임자로, 현재 직책은 탈레반 가즈니주 지역 부사령관이다. 탈레반 전문가인 본지의 알리 아부하산(가명) 통신원은 4일 이같이 밝혔다.

압둘라는 카리 바시르와 함께 2명의 탈레반 대표로 한국 정부 대표단과 여러 차례 만났다. 우리 정부 측이 그의 신원을 정확히 알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압둘라는 한국 정부와의 대면 협상이 시작된 다음날인 지난달 11일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전 세계 언론에 얼굴을 드러냈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간 공격으로 정권을 빼앗긴 뒤 6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때까지 그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시 국내외 언론은 모두 그가 탈레반의 중간 간부쯤으로 보도했다. 압둘라가 자신의 신분이 드러날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협상 대표로 나선 것은 '몸값 배달 사고'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압둘라는 납치 사태가 종결된 뒤 아부하산 통신원과의 통화에서 "원활한 협상을 위해 위험이 컸지만 직접 협상장에 나올 수밖에 없었으며, 몸값 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압둘라는 두 달 전 미군에 체포된 탈레반 가즈니주 부사령관인 다로 칸을 대신해 한국인 납치를 실질적으로 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다로 칸을 빼내기 위해 부하들에게 외국인 납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지영 기자

◆물라 압둘라=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정권을 잡았던 2001년부터 3년간 군사 요직인 병참정보국장을 역임했다. 2006년 초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뒤 1년 남짓 수감됐다 풀려나 가즈니주 부사령관을 맡고 있다. 본명은 굴람 다스타가르다. 탈레반 안에서는 압둘라 잔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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