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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이전 '희비교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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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미국은 15일(한국시간 16일) 오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센터에서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 6차 회의를 갖고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의 한강이남 이전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용산기지 전경 모습. (서울=연합뉴스)

서울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키로 함에 따라 용산 일대 부동산 시장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지가 이전하면 용산권 개발이 가속화되고, 인근 주상복합아파트와 재개발 사업지도 수혜을 입을 전망이다. 반면 미군속 영외거주자가 주고객이었던 이 일대 임대사업용 빌라와 이태원 상가는 타격을 입게 됐다.

인근 주상복합아파트나 재개발 사업지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서울시 계획대로 현 미군기지 81만여평이 모두 국립공원으로 바뀌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1백3만평)에 버금가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용산은 또 한강조망이 가능하고 4월 고속철도 개통과 구청이 주도하는 부도심 개발 등의 호재가 맞물려 있다.

현재 미군기지 인근에 짓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는 9개 단지 3천8백여가구에 이른다. 용산 LG공인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분양권 값이 보합세지만 점차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이 일대에 새로 선보이는 아파트나 오피스텔는 분양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재개발.뉴타운예정지도 덕을 볼 전망이다. 용산지역 땅값은 지난 1년여간 2배 이상 올랐다. 특별계획구역인 용산공원 남측(용산동 5가) 주상복합아파트 예정지에 있는 낡은 단독주택은 평당 2천2백만~2천5백만원을 호가한다. 한가람공인 관계자는 "동부이촌동.동빙고동.용산로 일대 개발 예정지에 수요가 몰리며 값도 오를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반면 한남동 등지의 외국인 임대주택사업자나 이태원 상인 등은 울상이다. 이태원동 E공인 관계자는 "현재 한남동 일대 외국인 임대주택의 공실률(빈집 비율)이 10~15% 정도 되는데 용산기지 이전이 본격화할 경우 빈집이 더욱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임대주택사업자들은 내국인을 겨냥해 미리 전세로 내놓고 있다고 중개인들은 전한다.

이태원 상가도 시름에 잠겨 있다. 용산기지 이전으로 이태원 관광특구 상권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단을 유치하거나 소규모 무역거래를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탈출구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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