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살로메 첫선-佛 바스티유 오페라.오키스트라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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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단과 정명훈이 이끄는 바스티유오키스트라가 내한,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살로메』를 12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개장 이후 외국 오페라로는 첫 공연이 될『살로메』에는 1백90여명의 단원이 총출연하며 무대세트.의상.소품등이 모두 공수돼 초대형의 본격 무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2월 파리공연에서 연출자 앙드레 엥겔에 의해 새롭게 각색.실연된 단막 오페라『살로메』는 당시 원작의 시간적.공간적 설정을 변형시킨 독특한 내용 전개로 크게 화제를 불러일으켰었다.
엥겔이 각색한『살로메』는 관능적인 요소를 배제하면서 정신적 갈등과 호소력 짙은 음악을 강조함으로써 더욱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초연인『살로메』는 세례 요한을 처형하는 신약성서의 에피소드를 오스카 와일드가 드라마화한 작품.종교와 성적 욕망을 뒤섞어 관능과 잔인성의 극치로 몰고가는 내용이다.
연출자 엥겔은 이러한 극적 요소가 보편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 시공을 초월한 무대를 시도한다.높이 15m,20t에 달하는 헤롯왕궁의 고풍스럽고 웅장한 무대를 재현하는 한편으로 주인공들에게 크레타섬의 의상을 입히는가 하면 현대의 양복 차림에 담배.신문.안경까지 등장시켜 동시대적인 감각도 불어넣고 있다.우리나라 무대에 처음 올려지는『살로메』에선 그러나 30년대에 여러나라에서 공연금지의 빌미를 주었던▲현란한 대향연의 모습▲충격적인 유혈▲7개의 베일을 차 례로 벗는 나체춤▲광란적인 발작 등의 장면들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스티유 오페라단은 이번 한국 공연이 첫 해외 공연일 정도로국제적인 활동이 아직은 활발치 못한 편.따라서 이번 공연이 국내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 공감을 불러일으킬지는 미지수다.
관능적이면서도 목이 잘린 세례 요한의 입에 10여분 입을 맞출 만큼 잔혹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주연 살로메 역은 미국출신의 캐런 허프스토트가 맡고있다.안무는 프랑수아즈 그레.
한편 정명훈이 지휘하는 바스티유 오키스트라는『살로메』공연과는별도로 17~19일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등과의 협연으로 가브리엘 포레의『펠레아스와 멜리장드』등의 프로그램을 연주한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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