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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환경을살리자>23.환경산업6.용기 재활용상품 인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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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포장용기는 그대로 두고 내용물만 새로 채워서 쓰자-.
실제 중요한 것은「알맹이」인데도 백화점.슈퍼마킷등에 진열된 상품들은 화려한「껍데기」를 자랑한다.
이 껍데기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 자체로 엄청난 쓰레기가 된다. 현재 전국에서 하루 15만여t의 각종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는데 이중 30%가량이 포장쓰레기.
결국 화려한 껍데기에 현혹돼 돈은 돈대로 들고 매립지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쓰레기부담만 늘리고 있는 셈이다.
최근 포장용기가 따로없이 내용물만 담긴 리필(Refill)제품인 화장품.샴푸.린스및 세제류등이 인기를 끌고있다.
내용물에 비해 용기 자체가 너무 크거나「환경파괴적」이고 비용도 많이 먹히는 상품을 대상으로 알맹이만 사서 쓰는 것.
주방세제로 리필제품의 효시는 92년8월 무궁화유지의「키친솝」. 이어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럭키의「자연퐁」을 비롯,제일제당「참그린」.애경산업등이 앞다투어 리필제품을 내놓았다.
「콩나물 값도 깎는」주부들인 만큼 정품보다 10%안팎 싼 리필 생활용품을 많이 이용할 것이란 판단이고,또 정확히 맞아든 것. 5백g짜리 정품이 1천원인 럭키「자연퐁」의 경우 비닐봉지에 담긴 리필제품(4백g짜리 7백원)이 전체 판매량의 45%나차지하고 있다.
같은 주방세제인 제일제당의「참그린」은 지난해 리필제품만 30억원어치가 팔렸으며 이는 이 회사 전체 주방세제 매출액의 20%다. 주부들은 5백g기준 1백25원을 절약하고,업체도 용기값의 일부분을 절약한 셈이며,환경적으로는 썩지도 않는 플래스틱 쓰레기의 배출량을 줄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주방세제를 대부분 리필제품화할 경우 전체 플래스틱쓰레기의 부피를 20~2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함께 외화절약도 가능해 현재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펌프식 뚜껑의 경우 연간 3천3백만개,80억원의 외화유출을 막을 수 있다.
제일제당측은『주방세제 용기중 펌프부분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용기를 재활용함으로써 상당액의 외화절약 효과도 얻었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액체 주방세제의 리필제품 이용률은 50%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관련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또 가루비누의 리필제품도 선보여 럭키「한스푼」은 전체 판매량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제일제당의「비트」도 기존제품보다 13%싼 가격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들 주방세제.가루비누의 리필제품은 대부분 비닐팩.재생용지를사용해 쓰레기량도 줄이고 있다.
특히 비닐팩도 썩는 비닐을 소재로 사용하고 있어 환경보호에도한몫 하고있다.
그러나 내용물에 비해 포장용기 비용부담이 커「배보다 배꼽이 큰」상품인 화장품의 경우 법규정에 따라 리필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한 상태다.
현행 자원재활용법은 색조화장품과 세제류에 대해 93년8월17일부터 일정량(5%이상)의 포장용기 재사용을 규정하고 있다.
태평양화학의 경우 지난해 파운데이션.콤팩트.케익등 16개 리필제품 55만6천개를 생산(전체의 2.1%)했으나 판매는 부진한 편. 특히 리필용 생산대상 제품중 볼연지.립스틱등은 소비부진으로 전혀 생산하지 못했으며,아이브라우 펜슬류만 32만7천개가 생산됐다.
럭키화장품도 지난해 파운데이션.콤팩트류의 리필제품 3종을 출시했으나 전체 판매량의 20%수준에 그쳤다.
포장용기값이 비싼만큼 리필제품의 가격은 25%에서 최고 77%까지 싼데도 각광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여성용 화장품의 특성때문이란 분석이다.
태평양화학측은『화장품이 기호품인데다 여성상대 판매특성상 용기의 모양새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방문판매 위주여서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화장품업계는 그러나 소비자들의 환경보전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는 리필용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신상품을 계속 내고 있다.
한편 샴푸.린스등의 리필제품도 제일제당은 지난해 6월부터,럭키는 올해 3월부터 정품보다 10~15% 싼 가격에 시판중이나이용도는 높지 않은 편.
이는 샴푸와 린스 자체가 수질오염을 높인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있는 탓으로 업계는 분 석하고 있다.
이처럼 리필제품의 인기는 품목에 따라 상승.하강곡선을 그리고있지만 환경상품에 대한 인식이 날로 높아가면서 법규정 외의 새로운 리필상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럭키가 개발해 올해 1월부터 내놓은 칫솔모가 대표적인 상품.
칫솔은 여러번 쓰다보면 칫솔모가 굽거나 빠져버려 칫솔대는 멀쩡한데도 버리게 마련이다.
여기에 착안해 정품보다 50% 싼 가격에 바꿔 끼울 수 있는칫솔모만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리필상품의 확대는 소비자의「경제적인 소비활동」과「환경보전 의식」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朴鍾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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