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브룬디 대통령 피격 사망/키갈리공항 착륙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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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함께 탄 비행기 폭발/「내전」논의 귀환중… 르완다 혼란
【키갈리·워싱턴·유엔본부 AP·로이터=연합】 아프리카 르완다와 부룬디의 대통령이 함께 탄 비행기가 6일 밤 피격,모두 사망한데 이어 7일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는 일부 군인들에 의해 총리와 11명의 유엔평화유지군 병사들이 피살되는 등 르완다 전체가 극도의 혼란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현지 유엔평화유지군의 모크타르 게이예 대변인은 키갈리시에서 격렬한 총성과 폭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군인들에 의한 학살이 자행되고 있으며,벌채용 칼·몽둥이로 무장한 청년들을 제외하고는 시가지가 텅비어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부룬디는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 살람에서 양국 모두의 라이벌 종족인 후투족과 투치족간의 내전 종식방안을 논의한 주베날 하비아리마나 르완다 대통령과 시프리엔 은타리아미라 부룬디 대통령은 이날 각료·수행원 등과 함께 키갈리공항 착륙직전 기체 폭발로 사망했으며,르완다정부는 비행기가 격추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목격자들은 폭발직전 중화기 발사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뉴욕의 유엔 소식통들은 두 대통령의 사망후 아가테 우윌링이마나(여) 르완다 총리대행도 대통령 경호대 요원들에 의해 납치돼 살해됐다고 밝혔다.
◎해설/후투족·투치족 해묵은 종족분쟁/소강상태 내전 다시 불당겨질듯
6일 탑승비행기 피격으로 사망한 르완다와 부룬디의 두 대통령 모두 이 지역 다수종족인 후루족이란 점 때문에 후투족과 소수종족 투치족의 대립으로 빚어진 정국혼란이 더욱 가파라지게 됐다. 이번 사고는 지난 3년동안 격렬한 내전을 벌여오다 지난해 8월 휴전에 합의한 투치족의 르완다 애국전선(RPF)과 후투족 온건파인 주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간의 평화협상에 불만을 품은 후투족 강경파의 계획적 군사행동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의 사망으로 르완다는 다시 내전의 소용돌이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소말리아에 이어 이곳 유엔평화유지군활동의 성패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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