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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0년 전 방식 답습 한국교회 공격적 전도 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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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제 선교 활동을 벌이는 한국인들이 100년 전 미국의 선교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험지역에서 섣부른 구호활동으로 국제 구호단체의 향후 활동이 제약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31일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미국 잡지 '크리스천 센트리'의 데이비드 하임 편집장의 말을 인용해 "19세기 전 세계에 공격적인 전도를 위해 선교사를 대거 보낸 미국 교회는 비판을 많이 받았고, 그 비판에서 배웠다"며 "지금은 미국에서 거의 쓰지 않는 19세기 방식으로 한국 교회가 선교 활동을 하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또 이 신문은 2001년 9.11 테러와 2003년 이라크전 이후 가뜩이나 분쟁지역에서 구호활동요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수단.소말리아 등 분쟁지역의 치안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모한 구호활동을 펼치다 납치된 선교단체를 위해 무장세력과 협상함으로써 앞으로 구호요원까지 테러의 목표가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신문은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섣부른 구호활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담았다. 분쟁 지역에서 경솔한 결정으로 인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현지 평가와 관례를 공유하고 현지인과 함께 일해야 하며, 다른 국제 구호단체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 55개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계의사회'의 제롬 라르슈 이사는 "위험 지역에서 활동하려면 현지 인맥과 지식을 충분히 갖추는 게 우선"이라며 "숙련된 인력과 현지인들이 상당수 동반할 경우에만 현지 봉사활동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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