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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 아성서 패배충격/일 연립여당 석천지사선거 승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대대적인 정계개편 촉진제될듯/내년 참의원·중의원 선거잣대도
27일 실시된 일본 이시카와(석천)현 지사선거에서 연립여당의 지원을 받은 후보가 승리해 일 중앙정계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정권 탄생후 연립여당과 자민당이 정면으로 처음 맞붙은 것으로 단순히 한지역의 지사선거라기 보다는 내년 여름 실시될 참의원선거와 소선거구·비례대표병립제에 의한 중의원선거의 전초전적 성격을 띠고 있다.
연립여당과 자민당은 거당체제로 당력을 모아 이시카와현 지사선거 지원에 나섰다. 호소카와 총리를 비롯,여당 실력자와 자민당 실력자들도 줄줄이 이시카와현에 내려가 유세를 벌였다. 자민당 모리 요시로(삼희랑) 간사장은 자신의 지역구이기도 한 이곳에 내려가 살다시피하면서 선거를 지휘했다.
그러나 결과는 연립여당 후보의 근소한 판정승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연립정부에는 큰 정치적 승리를,자민당에는 뼈아픈 타격을 안겨줬다. 이 지역은 보수색이 강해 자민당 아성으로 여겨져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조그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패배인데도 자민당에서는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까지 나올 정도다.
연정을 주도하고 있는 신생당은 『보수왕국에서 자민당후보를 누른 것은 앞으로 소선거구제 아래에서 여당이 통일후보를 내세우면 승리할 것이라는 안성맞춤의 예』라며 기뻐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연립여당을 하나로 묶어 통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려는 신생당·공명당의 움직임은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또 이번 선거결과는 장기적으로 7개 연립여당을 모아 새로운 신당을 결성,보수 양대정당으로 정계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에도 큰 추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생당·공명당이 주도해 보수파 중심으로 정계를 개편하려는 이같은 움직임에 연정내 사회당·신당사키가케가 우려를 표명,반발하고 있어 당장 연정이 통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연정이 이같은 기세에 편승,신생당·공명당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을 장기적으로는 막지 못할 것 같다. 정계개편이 시대의 흐름인 탓이다.
55년부터 일 정계를 이끌어온 자민당과 사회당 체제는 이제 냉전붕괴와 함께 명실공히 종말을 고하려는 것 같다. 자민당이 호소카와 총리의 1억엔 자금스캔들을 물고 늘어지며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시대흐름에 밀려 당분간 쇠락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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