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남편에게 매맞고 가출하여 오갈곳 없는 아내들의 일시적인 거처로 이용되는 「쉼터」를 운영해온 한국여성의 전화(대표 李文雨)가 개원 10주년을 맞아 쉼터 내담자의 글들을 모은 책『쉼터이야기』를 출간했다.87년부터 93년까지 쉼 터를 거쳐간여성들은 모두 4백48명.이중 50%는 4주이상의 병원진단을 받은 사람들이다.
『쉼터이야기』는 이들 쉼터를 거쳐간 24명 여성들의 일기.편지를 모아 엮은 것으로 더할수 없는 절망속에 쉼터를 찾을 수밖에 없었던 내담자들의 고통,오랜 고통속에 마침내 찾은 평온과그평온속에 다가오는 앞날에대한 불안감,이혼등의 결 단을 내리기까지의 괴로운 심정등이 여과없이 수록돼 있다.
『지금 나에게 닥친 시련이 눈물겹도록 고통스럽지만 포기하지 않으리라/나의 행복을 위해…/맞은 사람은 부끄럽지 않다.때린 사람이 부끄러운 것이다.』(손향숙.92년1월) 『쉼터에 오니 내가 있었다.그동안 남편에 의해 무시당하고 꾹꾹 누르고 짓밟혀나를 발견할수 없었던 것이다.이제 나를 찾았으니 무엇이든지 할수 있다.노력하고 계발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봐야된다.』(송양희.90년6월) 『쉼터이야기』는 가슴깊이 아픔을 묻어둔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매맞는 여성들의 이야기며 남편.아이들,그리고 자신에게 떳떳한 하나의 인격체로 다시 서고싶은 여성들의 고통이 묻어나는 이야기다.
〈도서출판 그린비刊.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