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 '당명' 계속 헷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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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소속 정당을 얘기하면 아마 헷갈리실 것 같아요. 자꾸 정당 이름이 바뀌고 그래서…. 국방위원 유재건입니다."

27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장.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유 의원은 김장수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에 나서기 전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자기 소속을 정당명으로 밝히지 않고 국회 상임위원회로 말한 것이다. 열린우리당에서 민주신당으로 적을 옮긴 유 의원 스스로 범여권의 이합집산 과정에 출몰했던 여러 당명을 멋쩍어하는 광경이었다.

대선 후보 경선에 돌입한 민주신당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빈발하고 있다. 28일 국회 예결위 회의에서 민주신당 이상민 의원은 질의 차례가 되자 "'열린우리당' 대전 유성구 출신…"이라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곧이어 "아 열린우리당이 아니고…죄송합니다…민주신당 이상민 의원입니다"라고 바로잡았다. 회의장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소속 정당이 몸에 배지 않은 건 대변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낙연 대변인은 27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한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예비경선이 오늘 본격화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민주당 출신인 이 대변인이 당의 첫 대선 후보 합동 토론회가 열리는 것을 소개하면서 민주신당을 민주당으로 잘못 말한 것이다.

대선 후보가 당명을 부정확하게 말한 적도 있다.

27일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유시민 후보는 손학규 후보에게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에게 당 운영권과 내년 총선 공천권 등을 주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손 후보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유 후보는 "우리 '국민신당'에 대한 국민의 엄정한 평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토론 과정에서는 민주신당이란 명칭을 제대로 썼던 유 후보가 잠시 엉뚱한 당명을 언급한 것이다.

민주신당이 28일 단행한 당직 인선을 놓고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은 정책위의장에 김진표 의원을, 원내 수석부대표에 임종석 의원을 임명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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