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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된 피랍자 19명은 누구인가

중앙일보

입력

▶고세훈(27)
남서울대 산업경영공학과 99학번으로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에 샘물교회 봉사단원으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 한때 가수를 지망했을 정도로 노래 실력이 뛰어나다. 최근 연예 기획사에서 매니저로 활동했다.
평소 해외봉사에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2005년 여름 쓰나미 피해 지역인 스리랑카 남부을 찾아 복구 활동을 벌였다. 활달한 성격의 고씨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뒤 기독교 찬양 쪽으로 진로를 바꿀 예정이었다고 한다. 1남 1녀 중 막내다.
고씨는 아프간으로 떠나기 이틀 전 어머니를 승용차에 태우고 분당 인근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고 씨의 어머니는 “운전 중이던 아들이 ‘세상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어머니에게 더 잘해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해 ‘무슨 그런 말을 하느냐’고 나무랐다”며 “그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돌아, 맘에 걸린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윤영(35ㆍ여)
대학 졸업 후 학원강사를 하다 결혼 후 올 초까지 이탈리아 음식점을 경영했다. 초교 2학년인 딸과 유치원생인 아들을 시댁에 맡기고 아프가니스탄에 참가했다.
남편 류행식(36)씨에 따르면 김씨는 3년 전부터 아프간 봉사에 참가하려 준비해왔다고 한다. 현지 소식에 귀기울이던 김씨는 “가난하고 힘든 그곳 아이들을 돌봐주고 싶다”고 주변에 말해왔다. 신앙심이 깊어 주일 학교 교사로 활동하는 등 교회 활동에 열심이었다. 중앙대 독어과를 졸업했고 대학에선 노래패 활동을 했다. 남편 류씨는 2일 아내 김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이 장면은 동영상으로 편집돼 유투브 등에 올랐다.

▶서경석(27)
누나인 서명화(29ㆍ여)씨와 함께 피랍됐다. 고교 졸업한 뒤 미용자격사을 땄다. 가족들은 “이발사인 큰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 손재주가 좋았다”고 말했다. 최근 속기사 학원에 다니면서 진로를 모색했다고 한다.
서씨에겐 아프가니스탄이 첫 해외봉사였다. 현지 주민들의 머리를 다듬는 미용 봉사를 할 계획이었다. 경비 마련을 위해 한달 남짓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주변에선 “근무를 마칠 때면 누나가 데리러 오는 등 남매간의 우애가 좋았다”고 말했다.

▶서명화(29ㆍ여)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했으나 졸업뒤 포천중문의대에 입학해 간호사가 됐다. 최근까지 분당서울대학병원 배희준 교수의 연구 간호사로 근무했다. 미국에서 간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그만둔 상태다.
매년 인도와 르완다 등 오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펴왔다. 올해엔 동생 서경석(27)씨를 데리고 갔다가 변을 당했다. 8월에 일본에서 시험을 볼 예정이었다. 샘물교회 전도사 이성현(33ㆍ신학대학원생)씨와 올해 초에 결혼했다. 동료들은 “병원 생활을 하면서 몸도 많이 안 좋아지고 아이도 생기지 않아 한약을 먹고 있다고 했는데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송병우(33)
재정컨설팅 회사의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휴가를 얻고 봉사단 참가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활동하던 임현주 씨의 국내 강연을 듣은 뒤 봉사단 참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 역시 현지 가이드로 봉사단에 합류했다가 피랍됐다.
2년전부터 샘물교회에 신앙 생활을 했다. 귀국 뒤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최근 이혼한 송씨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안혜진(31)
웹디자이너인 안씨는 여름 휴가를 이용해 봉사단에 참가했다. 봉사단 참가 전부터 수년간 아프가니스탄 현지 봉사자를 후원해왔다고 한다. 1년에 한 번꼴로 몽골 등지로 해외봉사를 떠났다. 교회 뿐 아니라 각종 사회단체와 연계된 봉사활동에 참가해왔다. ‘우리가 가야할 땅’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를 개설ㆍ운영하기도 했다. 2녀 1남 중 둘째딸로 2002년부터 샘물교회에 다녔다.

▶유경식(55)
피랍자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유씨는 샘물교회 전도사다. 개인 사업을 하다가 2005년 고려신학대학원에 입학해 3학년에 재학중이다. 대학원 동료 사이에선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성실한 모범생”이라는 평가다.
2005년 갑상선암에 걸려 방사선 치료와 암수술을 받았다. 상당히 호전됐으나 지금도 갑상선 호르몬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부인 성인숙(49)씨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다. 유씨는 암극복 이후 “‘두 번째 삶’을 남을 위해 쓰고 싶다”며 아내와 두 딸을 설득해 젊은 사람들이 주축이 된 이번 아프간행에 합류했다.

▶유정화(39ㆍ여)
대학에서 섬유디자인을 전공한 뒤 국내 유명 인테리어업체와 의류업체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5년 전부터는 서울의 한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로이터통신을 통해 유씨의 육성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피랍된 임현주, 이선영, 고세훈씨와 함께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자매중 맏딸인 유씨는 책임감이 강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평소에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관심이 많았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어머니는 “특히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선영(37ㆍ여)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다 휴가를 이용해 아프가니스탄 봉사에 참여했다. 봉사단에선 통역을 맡고 있으며 평소 교회에서 성경공부모임의 리더 역할을 했다. 1남 1녀 중 맏딸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씨는 피랍된 뒤 설사와 발열 등의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김경자(63)씨는 지난달 31일 국제사회가 피랍사태에 적극적으로 협력과 지원을 해달라는 내용의 ‘국제사회를 향한 호소문’을 낭독하는 등 그간 딸의 구명에 적극나섰다.

▶이성은(24ㆍ여)
유치원 미술학원 교사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아프가니스칸 봉사에 참가했다. 샘물교회에선 중고등부 교사를 맡고 있다. 다섯 남매 중 막내로 분당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이씨는 주변에 “우리나라의 1960~70년대를 보는 듯한 이 땅은 우리와 참 많이 닮은 나라”고 말하는 등 아프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출국일에도 미니홈피에 ‘사랑하는 아프간 땅’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영경(22)
안양대 영문학과 재학생으로 샘물교회 봉사단 23명 중 가장 어리다. 지난해에도 인도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출국전 “어학연수는 가는게 좋겠다”는 아버지의 권유에도 “아프간에 갔다온 뒤 취직 준비를 하겠다”며 봉사단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1남 1녀 중 막내로 경기도 광명에서 부모와 함께 살았다. 재학중에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봉사활동을 나갔다고 한다. 어머니는 “인도를 갔다와서는 ‘너무나 보람된 일이었다’며 이번 아프간행을 졸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정란(33ㆍ여)
제주 한라대 간호학과 졸업한 뒤 성남의 한 개인병원 인공투석실 간호사로 일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를 할 예정이었다.
지난해에도 열흘 동안 캄보디아로 봉사활동 다녀왔다. 미국 간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장차 국제NGO에 일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원래 휴가 일정에 맞춰서 봉사단 보다 먼저 귀국할 예정이라 피랍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뒤늦게 납치 사실이 알려졌다. 제주도가 고향인 이씨는 2남 1녀 중 맏딸이다. 책임감이 강하고 아이들을 좋아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주연(27ㆍ여)
포천중문의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뒤 분당 차병원의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평소 과묵하고 차분한 성격이지만 봉사 활동만큼은 적극적이었다고 동료들은 입을 모았다. 교회에선 장애인 봉사모임에서 활동했다. 피아노ㆍ첼로 등 악기 연주에 소질이 있어 대학 재학중엔 기독교 동아리에서 반주를 담당했다. 인천 선학동에서 태어났으며 2남 1녀 중 둘째다. 현재는 부모와 함께 분당에서 살고 있다. 함께 피랍된 서명화씨와 대학 동기다.

▶제창희(38)
봉사단에서 유정화, 한지영씨와 함께 통역을 담당했다. 한양대 영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잠시 정보통신(IT)업체에서 근무했다 출국 전까지 경기도 산본에서 영어강사로 일했다. 문학도였던 그는 대학원 졸업 뒤 신앙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해 7월에도 터키로 봉사 활동을 다녀온 적 있다. 초ㆍ중ㆍ고 친구인 황상우(38)씨는 “항상 자기보다 남을 먼저 챙기는 이해심 많은 친구였다”고 기억했다.

▶차혜진(31ㆍ여)
차씨는 씩씩하고 활달한 성격으로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오지로 봉사활동을 하곤 했다. 3년 전에는 인도네시아를 다녀왔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차씨는 2001년 스스로 모은 학비로 미국 일리노이대로 유학을 떠났다. 1년 뒤 간경화로 아버지가 쓰러진 직후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며 아버지의 병원비와 가족의 생계비를 마련했다고 한다. 기자 출신인 남동생 차성민(30)씨는 현재 피랍가족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한지영(34ㆍ여)
봉사단에서 의료봉사와 통역을 맡았다. 연세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 뒤 대기업과 외국계 증권회사에서 일했다. 최근 “조직생활이 안 맞는 것 같다”며 학원 영어강사를 시작했다. 대안학교와 장애인 재단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1남 2녀 중 둘째로 아버지는 4년 전에 사망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임현주(32ㆍ여)
피랍된 현지 스태프 3명 중 한 명으로 지난달 26일 미국 CBS를 통해 육성이 공개됐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2004년 여름 의료전문 봉사단체인 ANF(All Nations’ Friendship)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갔다.
간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상고를 졸업한 뒤 보험사를 다니며 모은 돈으로 대구과학대 간호학과에 진학했다. 평소 독립심이 강했다고 한다. 3남 1녀 중 셋째로 외동딸로 아프간 행에 대해 부모의 반대가 심했으나 그간 직장 생활로 모아둔 3000만원을 부모님께 드리고 빈손으로 출국했다. 임씨는 올해 6월 양 팔이 절단된 아프간 소녀를 데리고 귀국해 의수를 마련해줬다. 최근 귀국했던 그는 애초 9월에 출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납치된 한민족복지재단 봉사단을 돕기 위해 지난 7월 출국했다.

▶박혜영(34ㆍ여)
2005년 여름에 처음 아프가니스탄에 다녀왔다. 2006년 1월부터는 아프가니스탄에 체류하면서 간호 보조와 아이들 교육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정에서는 임현주(32)씨와 이지영(36)씨와 함께 봉사단의 가이드와 통역 역할을 맡았다. 경남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뒤 학원에서 역사를 가르쳤다.
출국 전 현지 아이들에게 선물한다며 남대문시장을 돌며 목도리와 모자, 액세서리, 필기도구 등을 준비했다고. 2남 1녀 중 막내다.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마산의 한 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지영(36ㆍ여)
조기 석방될 기회를 얻었으나 김경자ㆍ김지나씨에게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말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체류하면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주로 어린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쳤고, 간호 보조로도 일했다. 현지에서 임현주(32).박혜영(34)씨와 함께 봉사단의 가이드.통역 역할을 맡았다. 아프가니스탄에 가기 전에는 책을 편집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2남1녀 중 막내딸로 5년 전 아버지가 일 년 넘게 백혈병을 앓다 사망한 뒤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1992년 동래여전(마케팅 전공)을 졸업한 뒤 직장생활을 하다 95년 인제대 사회교육원에 들어가 1년 과정의 북디자인 코스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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